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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킹 '15억 달러', 아시아 암호화폐 시장 '취약성'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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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킹 '15억 달러', 아시아 암호화폐 시장 '취약성' 노출

바이비트 해킹, 2025년 상반기 전 세계 도난 자산 70% 차지… 라자루스 그룹 연계 의혹
전문가 "단순 사이버 보안 아닌 국가 안보 문제" 경고… 동남아 '범죄 허브'화 우려
암호화폐 이더리움에 대한 Bybit 웹사이트의 가격 차트.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암호화폐 이더리움에 대한 Bybit 웹사이트의 가격 차트. 사진=AP/뉴시스
북한 해커들이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Bybit)를 해킹하여 약 15억 달러(약 2조 원)에 달하는 디지털 자산을 탈취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아시아의 신생 암호화폐 시장이 가진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사이버 작전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미국 블록체인 분석 회사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21일 발생한 이번 해킹은 북한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작전의 규모와 정교함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을 의미한다.

도난당한 자금은 2025년 상반기 전 세계에서 도난당한 모든 디지털 자산의 거의 70%를 차지하며, 이는 아시아 디지털 생태계의 보안 균열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바이비트 해킹 사건의 규모가 가장 우려스러운 요소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국가 개입의 명백한 징후와 함께 기술적 숙련도의 정도는 훔친 자금이 북한의 무기 및 군사 프로그램에 직접 유입되어 국제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체이널리시스의 디데릭 반 베르쉬(Diederik van Wersch) 아세안 지역 이사는 "북한은 광범위한 증거를 통해 라자루스 그룹과 같은 정교한 해킹 그룹과 연관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단순한 사이버 보안 사고가 아니라 심각한 국가 안보 문제"라고 경고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 특히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가 취약한 법치주의, 권위주의적 보호, 경제적 절망의 복합 작용으로 인해 사이버 범죄의 글로벌 허브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북한은 제재로 인해 다른 수익원이 막히자 암호화폐 도난에 끊임없이 집중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 간 블록체인 고문 앤디 리안(Anndy Lian)은 "북한 해커들의 기술적 기량은 이제 정통한 사이버 보안 전문가조차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체이널리시스는 2025년에는 사이버 범죄 활동이 눈에 띄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며, 해커들이 고부가가치 개인 지갑을 의도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홍콩이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혁신과 함께 강력한 보안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의 선진국들은 북한과의 지정학적 근접성 때문에 특히 해킹에 취약하며, 인도네시아와 같은 신흥 경제국도 디지털 금융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위험에 처해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