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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AI' 활용, 인디 영화 제작자에게 '새로운 기회' 열어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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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AI' 활용, 인디 영화 제작자에게 '새로운 기회' 열어줄 것

영화 제작의 '닭과 달걀' 싸움 해결… 저예산 제작자도 비전 실현 가능
'IP 도용·창의성' 훼손 우려 극복… '폐쇄 회로 시스템' 통한 윤리적 제작 과정 제안
스튜디오 지브리의 요다 켄이치가 2024년 5월 20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미야자키 고로와 함께 애니메이션 영화 '소년과 왜가리'의 티셔츠를 전시하고 있다. 이 영화는 AI 생성 애니메이션에 비판적이었던 고로의 아버지 미야자키 하야오가 감독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튜디오 지브리의 요다 켄이치가 2024년 5월 20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미야자키 고로와 함께 애니메이션 영화 '소년과 왜가리'의 티셔츠를 전시하고 있다. 이 영화는 AI 생성 애니메이션에 비판적이었던 고로의 아버지 미야자키 하야오가 감독했다. 사진=로이터
영화 제작은 특히 독립 제작자들에게 막대한 예산과 인력 문제로 인해 '닭과 달걀' 싸움과 같지만, 인공지능(AI)은 윤리적으로 사용될 경우 인디 영화 제작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1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TV 및 영화 감독 오칸다 리키(Riki Ohkanda)는 AI가 제작 과정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만들어, 창작자들이 자신의 비전을 더 쉽게 현실화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영화 예산은 1990년대 초 경제 거품 붕괴 이후 꾸준히 감소해 왔다. 오늘날 대부분의 소규모 영화 예산은 30만 달러(약 4억 원) 수준에 머물고 있어, 신인 제작자가 자금을 확보하기는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나 AI는 '일관된 캐릭터'나 '카메라 각도' 선택 같은 기능이 아직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잠재적인 제작자들이 몇 년 안에 자신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고 있다.
하지만 AI에 대한 우려는 크고 타당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AI 생성 애니메이션에 대해 비판했듯이, AI가 예술적 스타일을 무분별하게 도용하고 배우의 목소리나 초상을 동의 없이 사용하는 문제는 심각하다.

또한, 특수 효과 제작자, 카메라 오퍼레이터, 전통 아날로그 예술가 등 영화 제작 스태프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오칸다 감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윤리적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폐쇄 회로 시스템'을 통해 AI를 활용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모든 자산(의상, 세트, 소품 등)을 디지털 아티스트가 직접 손으로 그리고 컴퓨터에 입력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을 사용해 영상을 렌더링하면, AI는 영상 속 사물을 미리 입력된 예술가의 자산처럼 보이도록 해석할 뿐이다.

이는 IP 도용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의 창의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제작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오칸다 감독은 "AI를 독창성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하면 즐거움과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부분 AI를 사용한 영화를 작업 중이며, 이는 이전 방식으로 만들 경우보다 4분의 1도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의 다음 비전은 10억 엔(약 9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일본 헤이안 시대 시대극인데, AI를 활용하면 저예산으로도 비전 실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녀는 "대본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영화로 만들수록 다른 사람들이 더 빨리 보고 즐길 수 있으므로 다음 프로젝트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