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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러시아산 디젤 수입으로 美 추가 관세 부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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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러시아산 디젤 수입으로 美 추가 관세 부과 우려

지난 2019년 3월 10일(현지시각)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야락타 유전의 이르쿠츠크 오일 컴퍼니 디젤 공장에서 러시아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9년 3월 10일(현지시각)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야락타 유전의 이르쿠츠크 오일 컴퍼니 디젤 공장에서 러시아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브라질이 러시아산 디젤과 비료 수입을 지속한 탓에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브라질은 세계 2위 농산물 수출국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로부터 대규모 디젤과 비료를 할인된 가격에 들여왔다.

지난 2023년 러시아산 디젤 수입액은 45억 달러(약 6조2800억 원), 2024년에는 54억 달러(약 7조5400억 원)로 급증해 터키에 이어 세계 2위 수입국이 됐다. 같은 해 러시아로부터 들여온 비료는 35억 달러(약 4조8900억 원)에 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미 브라질산 대부분의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그는 최근 러시아산 원유 최대 수입국인 인도에 추가 관세를 발표하며 다른 국가들의 대러 석유제품 거래도 감시하라고 지시했다. 이 조치에 따라 브라질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를루스 비아나 브라질 상원의원은 지난달 무역 협의를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뒤 “인도에 대한 제재는 브라질에도 닥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브라질은 러시아로부터 디젤과 비료를 대량으로 수입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연료수입업협회(아비콤) 세르지우 아라우주 회장은 “러시아는 브라질이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디젤 공급국”이라며 “관세가 더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산 디젤은 한때 미국 걸프 연안산보다 최대 17% 저렴했으나 올해 들어 가격차가 1% 수준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브라질 정부와 정치권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전쟁 직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비료 공급을 확보했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지난 5월 러시아 2차대전 승전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브라질 산업연맹(CNI) 히카르두 알반 회장은 “브라질은 이미 관세 인상의 한가운데 있어 우려가 크다”며 특히 비료 공급 차질이 대두·육류·설탕·커피 등 농산물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