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사상 최악 기록, 평균 120일, 145억 달러 손실…'기후 임계점 위험 신호'"

해양 폭염은 해수면 온도가 정상 수준보다 크게 높아지는 현상으로, 바다 생태계와 어업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2023년 해양 폭염은 강도와 지속 시간, 영향 범위 등 모든 면에서 기록을 새로 썼다.
◇ 역사상 가장 긴 지속기간과 넓은 범위
연구진이 내놓은 분석 결과를 보면 2023년 해양 폭염의 평균 지속 기간은 120일로, 1982년부터 2022년까지 역사상 평균인 30일보다 4배나 길었다. 해양 폭염이 일어난 해역도 전 지구 바다의 96%에 이르러 역사상 평균 73.7%를 크게 웃돌았다.
해양 폭염 활동량은 536억 ℃일·㎢를 기록해 1982년 이후 역사상 평균보다 3표준편차 이상 높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평균 해수면 온도도 평상시보다 1.3℃ 올라 역사상 평균 0.98℃를 크게 넘어섰다.
특히 북대서양에서 일어난 해양 폭염은 지난 2022년 중반부터 시작해 총 525일간 이어지며 극한 상황을 보였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이 지역 해수면 온도는 평상시보다 최대 3℃까지 올랐다. 이는 276년에 한 번 나타날 정도로 드문 현상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열대 동태평양에서는 엘니뇨 초기 단계에서 해수 온도가 평상시보다 1.63℃ 오르는 등 심한 더위가 나타났다. 남서태평양 지역에서도 141년에 한 번 일어날 정도로 이전에 본 어떤 사건보다 더 크고 오래 이어지는 해양 폭염이 발생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 생태계 파괴와 막대한 경제 손실
해양 폭염 때문에 생긴 피해는 널리 나타났다. 미국 해양대기청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2023년 미국 남서부와 멕시코에서 일어난 폭염으로 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145억 달러(약 20조1700억 원)의 경제 손실이 생겼다.
산호초 생태계는 특히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옥스퍼드 기후변화 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2023년 북반구에서 가장 심각한 산호초 백화 현상이 나타난 해였다고 밝혔다.
어업 분야도 큰 손실을 봤다. 해양관리위원회(MSC)에 따르면 대서양 연안의 고등어와 청어 등 주요 어종들이 해양 폭염의 직접 영향을 받았으며, 전 세계 어업과 양식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연구진은 해양 폭염의 주요 원인으로 구름이 줄어 햇빛이 늘어난 점, 바람이 약해져 증발로 식는 효과가 줄어든 점, 해류의 비정상 변화 등을 꼽았다. 동티안윈 교수는 "2023년 해양 폭염의 규모와 성격은 바다와 대기가 서로 영향을 주는 방식에 중요한 변화가 생겼음을 보여줄 수 있다"며 "기후 전환점의 초기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올해에도 전 세계 바다의 50%가 해양 폭염 상태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고 발표했다. 딜런 아마야(Dillon Amaya) NOAA 물리과학연구소 연구원은 "보통 전 세계 바다의 10% 정도만이 해양 폭염으로 분류될 만큼 뜨거워지는데, 40~50%에 이르는 것은 오랜 기간 더워지는 것을 고려해도 놀라운 수치"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