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수입관세·공급 차질 여파로 ‘무역 장벽 없는 가치 저장 수단’ 암호화폐 주목
이더리움도 4300달러 돌파…12월 6000달러 콜옵션 쏠려
이더리움도 4300달러 돌파…12월 6000달러 콜옵션 쏠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11일(현지 시각) 아시아 거래에서 한때 3.2% 급등하며 12만200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7월 14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12만3104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비트코인에 이어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지난 주말 랠리를 펼치며 4300달러를 넘어 2021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암호화폐의 이번 랠리는 대형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관심이 고조되면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 자료를 인용해 이른바 ‘디지털 자산 재무 기업’으로 불리는 상장 법인들이 암호화폐 매집에 나서 이날 현재 비트코인을 총 1130억 달러 규모로 보유했다고 보도했다. 이더리움도 재무 기업들이 약 130억 달러어치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관세 정책 리스크로 금값 상승세가 주춤한 점도 암호화폐에 호재로 가세했다.
BTC마켓의 레이첼 루카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향해 오르는 흐름은 기업 재무 부문,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기관 자금 유입과 함께 미국의 금괴 수입에 대한 신규 관세 이후 투자심리가 전환된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이 공급 병목과 정책 리스크에 직면한 상황에서 국경과 관세가 없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역할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루카스는 비트코인의 다음 주요 목표가로 종전 최고가인 12만3204달러를 지목했다. 그는 이어 만약 상승세가 둔화할 경우 11만6000달러 부근이 주요 지지선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더리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이자 여러 디지털 자산 관련 사업에 이해관계를 가진 에릭 트럼프가 소셜미디어 X 게시 글을 통해 이더리움의 급등세를 환영한 점도 상승 촉매가 됐다.
암호화폐 거래소 데리빗(Deribit) 집계에 따르면 옵션 시장에서도 이더리움의 강세 심리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리빗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풋-콜 비율(put-call ratio)이 0.4에 불과해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풋-콜 비율은 옵션 시장에서 거래된 풋옵션 수를 콜옵션 수로 나눈 것으로 투자자들의 심리와 시장 방향성을 파악하는 데 사용하는 지표다. 이 비율이 1보다 낮으면 가격 상승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데리빗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12월 26일 만기 옵션 가운데 가장 많은 콜옵션은 행사 가격 6000달러에 몰려 있다.
디지털 자산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체 팰컨X(FalconX)의 션 맥널티 아시아태평양 파생상품 거래 총괄은 블룸버그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포지션은 금리 인하 시점과 전통 금융권의 채택 확대 흐름에 맞춰 9월과 12월 콜옵션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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