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기밀 제출 규칙 도입… AI·생명공학 등 민감 부문 기업, 조기 조사·공개 부담 덜어
쉬인(Shein)도 홍콩 IPO 비밀 신청… 시장 불확실성 속 '유연성' 확보, 뉴욕과 경쟁
쉬인(Shein)도 홍콩 IPO 비밀 신청… 시장 불확실성 속 '유연성' 확보, 뉴욕과 경쟁

이는 홍콩 증권거래소(HKEX)가 미국식 기밀 제출 규칙을 시행한 이후 나타난 현상으로, 시장 변동성이 심한 시기에 중국 기업들의 IPO(기업공개) 유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12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5월 시행된 이 규칙은 AI 스타트업 미니맥스(MiniMax)와 자율주행 회사 젤로스테크(Zelos Tech)를 포함한 특정 생명공학 및 기술 기업들이 사업 계획과 재무 정보를 비밀로 유지한 채 IPO 절차 초기 단계를 밟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
고문들은 기밀 서류 제출이 거시경제적,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 민감한 부문으로 간주되는 AI 및 반도체 분야에 특히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이 메커니즘을 통해 기업은 공개 없이 규제 검토 프로세스를 탐색할 수 있어, IPO 일정이 불확실할 때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록적인 수의 중국 기업들이 올해 미국 상장을 모색하고 있지만, 홍콩은 이미 올해 현재까지 초기 및 두 번째 상장 규모를 기준으로 뉴욕 증권거래소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홍콩거래소(HKEX)에 따르면, 190개 이상의 상장 신청이 추가로 예정되어 있으며, 약 45%는 기술 분야, 20%는 의료 분야다. 미국 상장 로보택시 회사 포니AI(Pony AI)와 위라이드(WeRide)도 올해 초 홍콩에서 두 번째 상장에 대한 기밀 서류를 제출했다.
패스트 패션 소매업체 쉬인(Shein)은 지난달 홍콩 IPO 신청서를 비밀리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지금까지 가장 세간의 이목을 끄는 사례로 꼽힌다.
클리포드 챈스(Clifford Chance)의 장 티오(Jean Thio) 파트너는 생명공학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 때문에 프로젝트와 연구 개발 계획에 대한 정보 공개에 특히 신중하다며, "초기 단계에서 모든 정보를 공개하면 경쟁업체가 불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밀 영업 비밀을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홍콩의 일반적인 IPO 프로세스는 예비 서류 제출부터 공개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리므로, 기밀 제출은 기업들이 지정학적 또는 관세 뉴스에 따른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한 중국 기업 임원은 "아무도 IPO 실패의 헤드라인에 오르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기밀 제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