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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인 AI 사기 456% 급증… 고령층 AI 배워야 한다 "10%, ChatGPT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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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인 AI 사기 456% 급증… 고령층 AI 배워야 한다 "10%, ChatGPT 써봤다"

딥페이크 구별법 교육 확산하는 시니어 플래닛·AARP… 6600만 달러 비트코인 사기 피해 속 자구책 모색
미국의 노인층에서는 AI 확산 속에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노인층에서는 AI 확산 속에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지=GPT4o
AI 사기가 전년 대비 456% 급증하고 노인층을 집중 표적으로 하는 가운데, 미국 노인들은 오히려 인공지능 기술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소식이다.

딥페이크 구별법부터 ChatGPT 활용법까지 배우며 디지털 문해력을 키우는 동시에, 손주 편지 쓰기와 여행 계획 등 실생활에 AI를 접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19(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퓨 리서치 센터가 올해 봄 조사한 결과 65세 이상 미국인의 10%가 이미 ChatGPT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할 정도다.

AI 생성 이미지 구별 점점 어려워져…"손가락·치아·귓불 확인하라"
메릴랜드주 게이더스버그 노인센터에서 열린 시니어 플래닛의 10주 과정에서 12명 정도의 수강생들은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진짜와 구별하는 방법을 배웠다. 강사 톰바 캄부이는 "AI 이미지를 식별할 때 손가락, 손가락, , 치아, 귓불을 보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말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84세 반다나 카로드는 "우리는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 동시에 우리는 두려웠다"라고 말했다. 카로드는 1970년대부터 유니백 컴퓨터를 다룬 '오래된 프로그래머'였지만 "이제는 쓸모가 없다. 내 손주들이 나를 비웃는다"고 털어놓았다.

76세 말린 셰멜리넥은 "솔직히 조금 압도감을 느낀다. 그래서 이 수업을 듣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 노인층 AI 활용 늘어나…여행 계획부터 편지 작성까지

노인들을 위한 기술 교육을 운영하는 다른 단체들도 커리큘럼에 AI를 추가하고 있다. 워싱턴 D.C. 최고 기술 책임자 사무실의 에이드리언 서튼은 "모든 노인의 80%가 안드로이드 기기를 사용한다. 기존에 '헤이 구글'이라고 말하면 구글 검색이 나왔는데, 이제는 자동으로 구글의 AI 챗봇인 제미나이가 대답한다. 노인들은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를 당황스러워한다.

플로리다, 조지아, 테네시에서 노인들을 위한 기술 수업을 가르치는 마이애미 기반 강사 토렌스 맥은 "처음에는 그들은 겁을 먹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고 그것이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을수록 그들은 그것을 사용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맥의 수업 참가자 중 한 명은 ChatGPT를 사용하여 아파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 관리자에게 편지를 썼다고 전했다. 다른 사람들은 챗봇을 사용하여 손주에게 편지를 쓰거나, 휴가를 계획하거나, 운동 루틴을 만들고 있다.

63세 로리앤 다니엘스는 뉴욕주 플래츠버그에서 시니어 플래닛 AI 과정을 수강했으며 현재 AI를 사용하여 출판하고 싶은 동화책을 쓰고 삽화를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ChatGPT는 매우 사용자 친화적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창의성과 더 많은 질문을 열어주었다. 구글보다 ChatGPT에 더 많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다니엘스는 말했다.

AI 사기 급증…노인층 주요 표적

그러나 AI는 이미 미국 노인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 사기와 잘못된 정보의 위력을 높였다. TRM 랩의 오픈 소스 사기 신고 플랫폼인 체인어뷰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생성형 AI를 이용한 사기 신고는 전년 동기보다 456% 증가했다.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비트코인 ATM으로 인한 손실은 20201200만 달러(16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6600만 달러(920억 원)로 급증했다. 60세 이상의 사람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으며, 젊은 피해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잃고 있다. 보고된 평균 손실액은 약 1만 달러로 조사됐다.

음성 인증 및 사기 탐지 솔루션 기업 핀드롭이 발표한 '2025년 음성 지능 및 보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딥페이크 통화가 155%, 딥페이크 관련 사기가 16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체 콜센터는 올해 최대 4450억 달러(620조 원) 규모의 사기 피해에 직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사기꾼들은 AI 도구를 사용하여 가족과 부동산 중개인의 목소리를 모방해 피해자에게 수천 달러를 사취했다. 또한, 이 기술을 통해 범죄자들은 자신의 표적을 더 잘 겨냥하기 위해 개인 정보를 얻으려고 인터넷을 더 쉽게 검색할 수 있게 됐다.

블록체인 분석에 따르면 한 사기 주소는 지난 3월부터 올해 1월 사이 피해자로부터 500만 달러(70억 원) 이상을 받았으며, "AI 거래 플랫폼"을 선전하는 또 다른 딥페이크 머스크 계획이 330만 달러(46억 원) 이상을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 교육 프로그램 확산…"겁내지 말고 안전하게 활용하라"

교육 리소스를 제작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노인 로비 그룹 AARP와 제휴한 비영리 단체인 시니어 플래닛은 10주 과정을 통해 AI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시니어 플래닛과 노인을 위한 기술 수업을 운영하는 기타 그룹들은 미국 노인의 작지만 점점 더 많은 비율이 이 기술을 접하면서 커리큘럼에 AI를 추가하고 있다.

강사들은 AI 사기의 잠재적 위험성과 챗봇이 생성하는 정보를 확인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노인들이 AI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싶어한다.

게이더스버그에서 수업이 끝난 후 점심을 먹으면서 카로드는 교사에게 감사 편지를 쓰기 위해 ChatGPT를 사용해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습관화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했다. 카로드는 손녀와 같은 아이들이 ChatGPT에 너무 많이 의존하면 스스로 생각하고 글을 쓰는 능력을 잃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자신의 머리를 써서 글을 써야 한다. 하지만 기술이 계속 발전하니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카로드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