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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300% 칩 관세'… 엔비디아·애플 '대가 치르면 면제', 인텔 '수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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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300% 칩 관세'… 엔비디아·애플 '대가 치르면 면제', 인텔 '수혜' 가능성

"미국 제조 약속 기업, 관세 면제"… TSMC·삼성은 '더 높은 기준' 직면
레거시 칩 제조업체들, '리쇼어링' 감당 못 해… "관세, 美 경제 성장 둔화 위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호혜적인 관세로 세계 무역을 뒤엎은 후 이제 특히 칩 수입을 겨냥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호혜적인 관세로 세계 무역을 뒤엎은 후 이제 특히 칩 수입을 겨냥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최대 300%에 달하는 반도체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엔비디아, 애플과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은 '대가'를 치르면 관세에서 면제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일부 칩 제조업체와 소비자들은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2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철강과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는 반도체 제조를 미국으로 리쇼어링(reshoring)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8월 7일, 애플이 미국 제조업에 1,0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후, "애플과 같이 미국에서 건설 중이거나 건설하기로 약속한 회사에 대해 반도체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도 TSMC와 같은 파트너의 도움을 받아 향후 4년 동안 미국에서 최대 5,000억 달러 상당의 AI 서버를 구축하기로 약속했으며, 이러한 약속은 관세 면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용은 모든 기업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TSMC와 삼성은 지난 몇 년간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댄 아이브스(Dan Ives) 웨드부시 증권 전무는 이들이 "외국 기업이기 때문에 미국 기업보다 면제 기준이 더 높을 것"이라며, "아마도 조금 더 헌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칩 제조업체, 특히 이윤이 적은 성숙한 '레거시 칩'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미국 내 제조를 감당할 여유가 없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연구에 따르면, 반도체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는 첫해에 미국 경제 성장률을 0.18% 둔화시키고, 10년 후에는 0.76%까지 둔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크널리시스 리서치의 밥 오도넬(Bob O'Donnell) 사장은 "관세 비용은 칩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해당 칩을 구매하는 기술 회사와 미국의 최종 소비자가 부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레거시 칩은 가격이 저렴해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용이하지만, 미국 내 공급업체 생태계 부족으로 리쇼어링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관세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는 기업은 인텔이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최근 오하이오 공장 건설을 연기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도넬은 "관세 면제가 인텔과 협력하도록 강요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이번 주 초 인텔에 2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미국 정부가 인텔의 지분 10%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 이후 나온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