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 웁살라대 연구진이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을 늘리고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고 IT 전문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구팀은 배터리 내부의 화학 반응을 모사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개념을 적용해 짧은 충전 데이터만으로도 배터리의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디지털 트윈이란 실제 사물이나 시스템을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해 내부 상태와 동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기존의 단순 통계 기반 분석과 달리 이 모델은 전극 두께·입자 반경·확산계수 등 핵심 설계 인자 6가지를 반영해 배터리 노화 과정을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험 결과 이 모델은 기존 기법에 비해 배터리 건강 상태 예측 정확도를 최대 65%, 수명 예측 정확도를 최대 69% 높였다. 분석 소요 시간도 약 1초에 불과해 차량용 배터리관리시스템(BMS)에 실시간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전기차 배터리의 조기 결함을 찾아내고 충·방전 패턴을 최적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용자는 효율적인 운용을 통해 배터리 성능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고 제조사는 설계 단계에서 안전성과 내구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배터리의 실제 수명을 직접 연장한다기보다 노화 과정을 정확하게 예측해 관리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최근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배터리 교체 비용과 안전 문제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수명 예측 기술의 발전은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웁살라대 연구팀은 앞으로 다양한 배터리 화학 조성과 실제 주행 조건에서의 검증을 이어갈 계획이다. 연구진은 “AI와 전기화학 모델을 결합해 얻은 이번 결과는 배터리 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산업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