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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獨 자동차 산업, 1년 새 일자리 5만개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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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獨 자동차 산업, 1년 새 일자리 5만개 사라져

폭스바겐 포함 독일 자동차업계, 매출 감소·일자리 축소 불가피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자동차 산업이 산업적·경제적 도전에 직면하면서 지난 1년간 수만 개의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CNBC는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 EY의 독일 연방통계청 자료 분석 결과를 인용해 지난 6월 말까지 1년간 독일 자동차 산업에서 전체 인력의 약 7%에 해당하는 5만1500개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독일 산업 전반에서 줄어든 일자리는 약 11만4000개로,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자동차 산업에서 발생한 셈이다.

CNBC에 따르면 EY는 보고서에서 “다른 어떤 산업 부문도 이 정도 규모의 고용 감소를 기록하지 않았다”면서 독일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자동차 산업의 고용은 11만2000개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Y 독일 법인의 얀 브로힐커 보증 부문 매니징 파트너는 성명에서 “독일 자동차 산업이 어려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감원이 불가피했다”면서 “대규모 이익 감소, 과잉 생산능력, 부진한 해외 시장이 고용 축소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EY 보고서는 또 올해 2분기 독일 자동차 산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같은 기간 이익이 급감했으며, 올해 전체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다만 자동차 산업의 매출 감소 폭은 독일 산업 전체가 겪은 2.1% 감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독일 자동차 업계는 오랫동안 중국과의 치열한 가격·혁신 경쟁, 전기차 시장에서의 부진 및 연방정부의 복잡한 규제와 관료주의 등 다양한 문제에 시달려 왔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까지 부담으로 가세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 경제에서 특히 자동차 산업은 대미 수출 비중이 큰 특징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전통적으로 ‘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는 고품질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독일 연방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미 자동차 및 부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관세와 그로 인한 불확실성이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잇따라 경고해왔다.

독일 전체 경제 상황 역시 자동차 산업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일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은 2023년과 2024년 연속 감소했으며, 올해 역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 경제는 1분기에 0.3% 성장했으나, 2분기에는 다시 0.3%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EY 독일 법인의 브로힐커 매니징 파트너는 향후 독일 자동차 수출이 미국과 중국 모두에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은 관세의 영향, 중국은 수요 약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면서 “독일 내 여러 산업 대기업이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만큼, 산업 내 일자리는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