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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3대 경제강국 ‘우향우’…극우·포퓰리스트 정당 여론조사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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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3대 경제강국 ‘우향우’…극우·포퓰리스트 정당 여론조사 선두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전 대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전 대표. 사진=로이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로존 3대 경제강국에서 극우 또는 포퓰리스트 정당이 동시에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 급증과 물가 부담, 성장 둔화가 겹치면서 표심이 기성 정당에서 이탈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세 나라에서 같은 현상이 관측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앞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이민과 생활비가 분노의 뿌리”

무즈타바 라만 유라시아그룹 유럽 총괄은 WSJ와 인터뷰에서 “세 나라 지도자들이 상승세의 극우를 붙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며 “상승 요인은 이민과 생계비”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RN)이 올해 내내 선두를 유지했고, 여론조사기관 엘라베의 지난달 조사에서 조르당 바르델라의 호감도가 36%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차기 대선 1차 투표 가상대결에서도 르펜 또는 바르델라의 우세가 나타났다.

영국에선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반이민 성향의 리폼UK(개혁당)가 최근 6개월 사이 지지율을 끌어올려 노동당과 보수당을 앞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독일에선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올해 들어 기독민주당(CDU)과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최근 포르사 조사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 프랑스 정국 경색, 독일·영국은 이민이 핵심 쟁점


프랑스에서는 국민연합이 오는 8일로 예정된 신임투표에서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 내각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했다. 바르델라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조기 총선 실시나 사임을 압박했다. 독일은 외국 출생 비중이 2017년 15%대에서 2024년 22%로 높아졌고, 영국은 2021~2024년 합법 이민이 450만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영불해협을 통한 불법 입국도 이어지면서 키어 스타머 총리의 대응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독일에선 국경 관리 강화로 올해 상반기 신규 망명 신청이 전년 대비 3분의 1 넘게 줄었지만 경기 역성장이 길어지며 민심이 악화했다. 만프레트 귈너 포르사 소장은 “정부가 움직이지만 체감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AfD는 불법 체류자 추방과 유럽연합(EU) 탈퇴, 유로화 이탈 같은 공약을 내세우고 기후변화 인위성도 부정한다. 일부 지도부의 러시아·중국 친화 행보와 EU 이탈 구상이 수출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 영국 보수 양당 구도 흔들, 유럽 정치 지형 변곡점 되나


리폼UK 본부에는 새로운 지지층이 몰리고 있다. 패라지의 반이민 메시지가 생활비 압박과 맞물리면서 중소도시와 교외 지역에서 지지 확장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라흐마니는 “정치권이 근본 원인에 답하지 못하면 극우가 집권 문턱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