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지만 상당수 미국인들은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다며 이를 설명하는 신조어로 ‘바이브-스팬션(vibe-spansion)’이 등장했다고 야후파이낸스가 1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증시는 뜨겁지만 소비자는 위축
S&P 500 지수는 전날 6584.29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기업 실적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특히 인공지능(AI)과 관련된 기술주가 주도하면서 월가의 목표 주가도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그러나 임금 상승은 정체되고 물가 상승세는 여전히 잡히지 않으면서 가계의 체감은 증시 호황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야후파이낸스는 전했다.
◇ ‘바이브-스팬션’의 의미
‘바이브-스팬션’은 ‘분위기(vibe)’와 ‘경기 확장(expansion)’의 합성어로 수치상으로는 경제가 확장 국면에 있지만 대중의 체감은 그렇지 못한 상황을 가리킨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유행했던 ‘바이브-세션(vibecession)’과 짝을 이루는 개념이다. 당시에는 경제 지표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국민들이 침체처럼 느낀다는 점에서 ‘바이브-세션’이란 말이 나왔다면 현재는 경제 호황이 지표상으로는 분명하지만 국민 체감은 여전히 냉랭하다는 점에서 ‘바이브-스팬션’이라는 말이 붙었다.
◇ 관세 정책과 소비 심리 위축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재집권했을 때 주식시장은 급등했고 소비자 심리도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올 2월부터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거론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4~5월 52.2까지 하락해 2022년 인플레이션 정점 당시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지표 역시 이와 같은 저점을 다시 보였다.
◇ 월가와 메인스트리트의 괴리
전문가들은 월가, 즉 주식시장이 미래 기대를 반영하는 ‘선행 지표’라면 메인스트리트, 즉 가계는 당장의 고용과 구매력에 크게 의존한다고 분석한다.
월가와 기업들은 낙관적인 전망에 기대고 있지만 가계는 생활비 상승과 임금 정체 속에서 불안을 체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괴리감이 곧 ‘바이브-스팬션’이라는 신조어로 설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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