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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소비자 ‘양극 쇼핑’ 유행…가전·여행 지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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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소비자 ‘양극 쇼핑’ 유행…가전·여행 지출 급증

내구재 소매판매 6월 32.4%·7월 28.9% 급증, 국내 여행 18% 늘어 ‘가치 소비’ 확산
중국 소비자가 일상 지출은 줄이고 가전·가구 등 내구재와 여행·문화 경험에 과감히 투자하는 ‘양극 쇼핑(bifurcated shopper)’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소비자가 일상 지출은 줄이고 가전·가구 등 내구재와 여행·문화 경험에 과감히 투자하는 ‘양극 쇼핑(bifurcated shopper)’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지=GPT4o
중국 소비자가 일상 지출은 줄이면서도 가전·가구 등 내구재와 여행·문화 경험에 과감히 투자하는 양극 쇼핑(bifurcated shopper)’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지난 21(현지시각) 배런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8월 전체 소매판매 증가율은 작년 동기 대비 3.4%에 그쳐 코로나19 이전 평균(6%)에 못 미쳤지만, 내구재 판매는 632.4%, 728.9% 급등했고, 국내 여행 횟수는 2019년보다 약 18% 늘었다.

소비 심리 위축과 내구재 소비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2.6% 떨어진 영향이 컸으나, 외식·의류·화장품 지출이 크게 줄어든 결과이기도 하다.

칭화대 경제학과 장펑 교수는 고용시장 불안과 부동산 경기침체가 소비 심리를 위축시켰다정부의 가전 교체 보조금과 에너지 효율 제품 구매 인센티브가 맞물려 내구재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디어(Midea)와 하이얼 스마트홈(Haier Smart Home), 고메(Gome Electrical Appliances) 등 업체는 상반기 매출 상승세를 보였다.

미디어(Midea)2025년 상반기 매출 2520억 위안(49340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7% 성장했고, 하이얼 스마트홈(Haier Smart Home)1564억 위안(306200억 원)으로 10.2% 늘어났다. 전자제품 유통사 고메(Gome Electrical Appliances)는 같은 기간 매출 297억 위안(58100억 원)을 기록하며 75.7% 급증했다.

여행등 경험 소비의 부상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국내 여행 횟수는 2019년 대비 약 18% 증가했다.

우한의 엔지니어 리우창 씨는 식비를 아껴 태국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경험에 지갑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층은 콘서트·웰니스 축제 같은 문화 행사에도 적극적이다.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 예약 건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항공사와 호텔 매출도 빠르게 회복됐다.

소비 진작책의 효과와 한계


리창 총리는 지난달 가전·스마트폰·자동차 교체 보조금 확대, 대출 금리 인하 지원 등을 지시했다. 그러나 노무라증권 티앙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불안과 주택 가격 하락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전반적 소비 확대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지방 정부가 내건 소비 쿠폰과 할인 행사도 일정 지역에만 한정돼 파급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중국의 소비 양극화 현장은 투자 기회도 명확히 갈라 놓는다. 내구재 제조사와 온라인 여행 플랫폼, 호텔·항공사 등이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반면, 의류·화장품 등 일상 소비재 업체는 소비자의 선택적 지출 강화로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 승리하려면 품질과 의미 있는 경험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소비의 미래는 일시적 보복 소비를 넘어 가치 소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회와 위험을 어떻게 읽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