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타인호아성, 전담팀 꾸려 '원스톱' 지원…'통합 클러스터'로 7억 달러 절감
AI 데이터센터 등 추가 투자 공식화…SK E&S 합병 시너지로 동남아 진출 가속
AI 데이터센터 등 추가 투자 공식화…SK E&S 합병 시너지로 동남아 진출 가속

외신에 따르면 최근 타인호아성의 마이 쑤언 리엠 인민위원회 부위원장과 SK이노베이션의 김남호 포트폴리오 혁신실장 등 양측 고위 관계자들이 만난 자리에서 프로젝트 실행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SK이노베이션은 응이선 LNG 화력발전소 단독 건설안을 넘어, 인근 응에안성의 뀐럽 LNG 화력발전소와 연계하는 '통합 클러스터' 모델을 공식 제안했다.
이 방안의 핵심은 두 발전소가 LNG 저장탱크, 부두, 방파제 등 주요 기반시설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약 7억 달러(약 9800억 원)의 막대한 투자비를 절감해 프로젝트의 경제성과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게 SK 측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의 김남호 실장은 "두 프로젝트를 통합 운영하는 방식이 사업 타당성 측면에서 월등히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이 제안한 응이선 발전소는 1500MW 규모로, 육지 33.09ha와 해수면 8.46ha를 사용한다. 총투자비는 약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에 이르며, 2027년 1월 착공해 2030년 4분기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 운영 기간 약 31억 달러(약 4조 3000억 원)의 세수를 베트남 정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타인호아성 "전폭 지원"…전담팀 꾸려 사업 속도 낸다
타인호아성 측은 SK이노베이션의 제안을 즉각 환영했다. 타인호아성의 마이 쑤언 리엠 부위원장은 "SK이노베이션의 투자 제안을 높이 평가하며 프로젝트 추진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신속한 사업 진행을 약속했다.
특히 타인호아성이 회의 직후 응이선 경제구역 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담팀(TF)을 꾸려 투자자 선정부터 행정 절차 간소화까지 일괄 지원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사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베트남 전력개발계획(PDP VIII)에 따라 국가 중요 프로젝트로 지정된 이 사업을 지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리엠 부위원장은 "타인호아성은 시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프로젝트 진행을 직접 챙길 것"이라며 "프로젝트가 조속히 착공해 응이선 경제구역과 성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발전소 건설 외에 베트남에서의 장기 사업 계획도 공식화했다. AI 데이터센터·분산형 에너지 자원(DER)·재생에너지-가스 기반 직접전력구매계약(DPPA) 모델 등 첨단 에너지 사업 전반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장기적으로 2차 1500MW LNG 발전 프로젝트 추진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에너지 시장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SK E&S와 합병 시너지, 세계 무대 확장 발판으로
이번 프로젝트의 신속한 추진 배경에는 SK이노베이션의 전사적인 사업구조 재편과 세계 확장 전략이 깔려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폐플라스틱 재활용·탄소 저감 해결책 등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최근 자회사 SK E&S와의 합병을 최종 승인하며 총자산 105조 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번 합병은 지난해 2분기 418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인 배터리 사업(SK온)의 재무 부담을 덜고 미래 투자를 위한 동력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실제 배터리 부문 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 4600억 원에서 660억 원으로 크게 줄었으나, 여전히 안정적인 수익원이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베트남 LNG 프로젝트는 합병 시너지를 활용한 첫 대규모 해외 투자로서, '2062년 올 타임 넷 제로'라는 그룹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안정적 수익원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프로젝트 외에도 응에안성, 카인호아성 등 다른 지역에서도 에너지 클러스터 구축을 검토하며 베트남 내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번 투자는 SK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할 전망이다. 베트남의 LNG 발전 시장은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일본, 미국 기업들이 주도해왔으나, SK이노베이션의 대규모 진출로 한국 기업의 입지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전력과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를 연계하는 통합 모델은 앞으로 SK하이닉스(반도체), SK텔레콤(AI·통신)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창출할 가능성도 있어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