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상위층으로 집중”, “상위 10%가 소비 절반”, 부유층 소비가 미국 경제 핵심 엔진
BEA 수정 통계로 드러난 자본소득 4.4%포인트 상승이 몰고 온 지출 폭증
BEA 수정 통계로 드러난 자본소득 4.4%포인트 상승이 몰고 온 지출 폭증

최근 발표된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 수정 소득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주식과 주택 가격 상승, 임대·사업 소득 호조 때문에 자본소득이 종전 집계치보다 4.4%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이에 힘입어 소득 상위 10% 가구의 연간 개인 소비 지출이 약 9조9000억 달러(약 1경3900조 원)에 이르렀고, 미국 전체 소비(약 20조 달러)의 절반가량을 이들이 지출한다.
상위 계층 소득·소비 급증
코메리카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빌 애덤스는 “부유층 가구의 소득이 우리가 알던 것보다 더 빠르게 늘고 있으며, 이들은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속적 지출 여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BEA 수정 통계에 따르면, 상위 10% 가구의 자본소득 증가폭이 하위·중간 계층의 근로소득 증가폭(0.3%포인트)보다 훨씬 컸다.
분위별 소비 차이
이는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소비 여력이 크게 늘고, 계층 간 지출 격차가 심화했음을 잘 보여준다.
저소득·중간층 소비 둔화 뚜렷
반면 저소득·중간소득 가구의 소비는 주택·식료품 지출이 정체되고 자동차 판매가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주춤한 모습이다. EY파르테논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는 "저소득·중간소득층은 생필품·의류·가구 구입을 점검하며 신중하게 지출을 조절하는 반면, 상위계층은 여전히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조사에서도 전 연령·소득·학력 계층의 소비 심리가 약화된 가운데, 주식 보유 규모가 큰 투자자들만이 비교적 낙관 전망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너드월렛 수석 이코노미스트 엘리자베스 렌터는 "부의 축적은 경제 변동성에 대한 심리 방패 역할을 해 왔다"고 설명했다.
"부유층 지출이 경기 버팀목"
수정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상위계층의 소비 지출 상향 조정 덕분에 지난 분기 기준 0.5%포인트 상향돼 최근 2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미국 경제는 실질적으로 부유층의 지출로 움직인다"며 "대다수 미국인이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크루즈, 고급 호텔, 미슐랭 식당 예약 문의가 줄어들지 않는다"며 부유층 소비가 여전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한 고급 여행 전문가는 "고객들은 내년 그리스, 남극 크루즈 등 고가 일정에도 주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 전반의 안정 성장 유지가 부유층 지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물가·금리 변동이 상위계층 소비 심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