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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파키스탄, 이란·북한 핵 야망의 은밀한 조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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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파키스탄, 이란·북한 핵 야망의 은밀한 조력자

파키스탄 핵 여정이 확산의 템플릿으로 전락
A.Q. 칸 네트워크 통해 핵기술 밀매, 중국은 전략적 엄호 제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10월 1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3차 국제협력일대일로 포럼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안와르 울하크 카카르 파키스탄 총리를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10월 1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3차 국제협력일대일로 포럼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안와르 울하크 카카르 파키스탄 총리를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안보에서 핵무기의 은밀한 확산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이란과 북한의 노골적인 도발에 집중되는 동안,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의 조력자인 중국과 파키스탄의 조용한 공모에 있다. 이들의 전략적 계산과 역사적 연관성이 불량 국가들의 핵 궤적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28일(현지시각) 더선데이 가디언이 보도했다.

인도와의 경쟁에서 시작된 파키스탄의 핵 개발은 핵확산의 템플릿이 되었다. 이란, 북한, 리비아에 핵 기술을 밀매한 악명 높은 A.Q. 칸 네트워크는 단독 불량 작전이 아니라 파키스탄 군사정보 복합체의 보호 아래 번성했다. 칸의 원심분리기 설계와 우라늄 농축 노하우는 이란의 초기 핵 프로그램과 북한의 우라늄 기반 프로그램의 핵심이 되었다.

파키스탄과 북한의 관계는 1990년대 깊어졌다. 이슬라마바드가 핵무기를 보완할 탄도 미사일 기술을 찾던 시기였다. 미국의 압력으로 서방 시스템 접근이 제한되자 파키스탄은 북한으로 눈을 돌렸다. 핵 전문지식을 미사일 운반 시스템과 교환하는 물물교환이 성사됐다. 이는 파키스탄의 억지력을 강화했을 뿐 아니라 북한의 핵 야망을 가속화시켰다.

중국의 역할은 더욱 미묘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공개적으로 비확산을 지지하지만, 행동은 종종 그 수사를 배반한다. 중국은 1990년대 초 파키스탄에 M-11 미사일을 공급해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를 위반했다. 이 이전은 파키스탄 미사일 능력의 토대가 되었고, 나중에 북한과 공유되었다.
이란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포용도 마찬가지로 양날의 검이다. 중국은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공식 지지하면서도 테헤란과의 경제·군사적 유대를 지속적으로 심화해왔다. 이란 인프라와 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는 테헤란이 서방 압력에 저항할 재정적 여유를 제공한다. 더 중요한 것은 민간과 군사 양용 가능한 중국의 이중용도 기술이 이란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동맹국들에 의해 평화적인 것으로 포장되지만 오랫동안 무기 개발 능력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란의 "평화적 핵 개발권"에 대한 파키스탄의 지지는 외교적 언어로 포장되어 있지만 은밀한 협력의 역사를 가리고 있다. 이란의 농축 능력, 미사일 개발, 과학자 훈련 등은 모두 외국 원조의 흔적을 지니고 있으며, 상당 부분은 파키스탄과 중국에서 추적할 수 있다.

북한은 대륙간 영향력을 가진 핵보유국으로 진화했다. 북한의 급속한 발전은 파키스탄으로부터 받은 기초적 지원과 중국이 제공한 전략적 엄호에 크게 빚지고 있다. 중국이 제재 집행을 꺼리고 북한을 국제적 고립으로부터 보호함으로써 북한은 처벌받지 않고 글로벌 규범을 무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핵 협력의 그림자 네트워크는 수십 년간의 비확산 노력을 훼손한다. 이는 권위주의 정권을 대담하게 만들고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며 취약한 억지력 균형을 위협한다. 서방은 이란의 농축과 북한의 미사일 실험 같은 증상뿐 아니라 그 배후의 체계적 조력자들에 맞서야 한다. 책임은 테헤란과 평양을 넘어 이슬라마바드와 베이징에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