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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삼성전자, 인도네시아 디지털세 징수 기업으로 지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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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삼성전자, 인도네시아 디지털세 징수 기업으로 지정돼

2020년 제도 도입 후 글로벌 기업 236곳 참여…디지털 경제 과세 본격화
정부 "국가 재정 핵심 동력"…IT 기업 세금 준수 대표 사례로 부상
인도네시아 국세청이 전자상거래 부가가치세(PPN) 징수 기업 명단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등이 신규 사업자로 지정됐다. 사진=안타라 통신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 국세청이 전자상거래 부가가치세(PPN) 징수 기업 명단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등이 신규 사업자로 지정됐다. 사진=안타라 통신

누적 세수 2조7000억 원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디지털세 정책이 삼성전자의 합류로 중대 분기점을 맞았다. 2020년 제도 도입 이후 성공적으로 안착한 디지털세가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 기술 기업의 참여를 통해 국가 핵심 재원이자 과세 주권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 언론 콘탄은 28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디지털 부가가치세 공식 징수 기업으로 지정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로 인도네시아 정부의 과세 주권 확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며, 앞으로 글로벌 기업을 향한 과세망은 한층 촘촘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업 236곳 참여…촘촘해진 과세망


인도네시아 재무부 국세청은 2025년 8월부터 삼성전자를 포함한 4개 기업을 신규 전자상거래(PMSE) 부가가치세(PPN) 징수 사업자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은 인도네시아 안에서 발생하는 전자상거래에 대해 디지털 부가가치세를 직접 징수하고 납부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에 함께 지정된 기업은 블랙매직 디자인 아시아, PIA 프라이빗 인터넷 액세스, 네온 커머스 등이다. 이 조치는 세계적 IT·디지털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올리는 매출에 대해 투명하게 세금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지정으로 인도네시아의 디지털세 징수 기업은 총 236곳으로 늘었다. 국세청은 신규 사업자를 추가하는 한편, 기존 사업자 중 TP 글로벌 오퍼레이션스의 지정은 철회하며 제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지정된 236개 기업 가운데 201곳이 실질적으로 세금을 징수·납부하고 있어, 세계 기업들 역시 인도네시아의 디지털세 정책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누적 세수 32조 루피아 돌파…국가 핵심 재원으로 부상


인도네시아의 디지털세 수입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제도가 처음 시행된 2020년 7314억 루피아로 시작한 PMSE 부가가치세 수입은 2021년 3조9000억 루피아, 2022년 5조5100억 루피아, 2023년 6조7600억 루피아로 해마다 급증했다. 지난해인 2024년에는 8조4400억 루피아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8월까지 누적액만 6조5100억 루피아에 이르러 연말에는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PMSE 부가가치세만으로 거둬들인 누적 세수는 총 31조8500억 루피아(약 2조700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전자상거래, 핀테크, 가상자산, 정부 조달 시스템을 포함한 전체 디지털 경제 부문 세수는 2025년 8월 31일 기준으로 총 41조 900억 루피아(약 3조4400억 원)를 돌파했다. 이러한 성과는 디지털 경제가 인도네시아의 안정적인 핵심 세입원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국세청의 로스마울리 홍보·서비스·민원국장은 성명에서 정책의 성공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6일 "41조900억 루피아(약 3조4400억 원)의 세수 실적은 디지털 시대에 디지털세가 국가 재정의 핵심 동력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고 밝혔다.

정부는 삼성전자 같은 대형 세계 기업의 참여를 통해 디지털 세수 확대는 물론, '세금 정의'를 실현하는 효과를 기대한다. 로스마울리 국장은 PMSE 부가가치세 징수 기반이 계속 넓어지고, 핀테크와 암호화폐 산업이 꾸준히 발전하며, 정부 조달 부문의 디지털 시스템 또한 최적화되고 있어 앞으로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핀테크, 가상자산 등 디지털 산업 전반에 걸친 세금 징수 강화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참여는 동남아시아 내 외국계 IT기업의 세금 준수 흐름을 이끄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