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급 출력·토크 확보 목표…트럭·발전기·건설장비로 상용화 확대
2027년 수소트럭→2029년 발전기→2030년 굴착기 순 출시 로드맵 추진
2027년 수소트럭→2029년 발전기→2030년 굴착기 순 출시 로드맵 추진

최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달 38톤 대형 굴삭기에 11리터 수소엔진(HX12)을 탑재해 성능 검증에 착수했다. 해외에서도 9리터 이하의 수소엔진을 적용한 사례가 있었지만, 11리터 수소엔진을 탑재하고 검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리터 디젤 엔진에 상응하는 출력과 토크 확보를 목표로 집중적으로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2년부터 수소엔진 개발에 착수해 이듬해 첫 가동식을 가졌다. 이후 타타대우모빌리티와 공동으로 트럭용 수소엔진을 개발해 시험을 완료했으며, 추가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엔진의 가장 큰 강점은 기존 내연기관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는 점이다. 전동 모터와 대형 배터리를 신설하는 전동화 방식에 비해 장비 적용 및 상용화에 강점이 있다. 기존 엔진 생산 및 유지보수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어 제조사와 사용자 모두에게 부담이 적다.
회사는 앞으로 액화수소 플랜트에서 발생하는 수소 증발 가스(BOG)를 연료로 사용하여 추가 테스트를 지속하고 내구성과 신뢰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BOG 활용은 액화수소 저장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증발 가스를 재활용하는 것으로,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단계별 출시 계획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2027년 수소엔진 트럭, 2029년 수소엔진 발전기, 2030년 수소엔진 굴삭기를 차례로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규제와 인프라가 잘 갖춰진 트럭 분야부터 시작해 발전기, 건설기계 순으로 상용화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존 엔진 생산 및 유지보수 시스템을 활용하면 상용화 속도가 빠르고 전동화가 어려운 중대형 장비 분야에서 친환경적인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대형 건설기계는 높은 출력과 장시간 작업이 필요해 배터리 전동화가 기술적·경제적으로 어려운데, 수소엔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수소엔진은 내연기관의 강력한 출력과 내구성을 유지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발전, 차량, 건설기계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수소엔진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으로, 연소 과정에서 탄소가 아닌 물만 배출해 친환경적이다. 기존 내연기관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수소연료전지보다 제조 비용이 낮고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수소 공급 인프라 구축과 저장 기술 개선이 상용화의 관건으로 지적된다.
글로벌 건설기계 업계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전동화, 수소연료전지, 수소엔진 등 다양한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수소엔진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11리터급 대형 수소엔진 개발은 중대형 건설기계와 상용차 분야에서 디젤엔진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향후 성능 검증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수소엔진 개발은 한국의 수소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수소를 핵심 에너지원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수소엔진 상용화는 수소 수요 창출과 인프라 구축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회사는 향후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실증 테스트를 강화해 수소엔진 기술의 신뢰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