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45%·아폴로 90% 침체 전망 빗나가…연 4000억 달러 세수에 "정치 편향 때문"

90% 침체 예측, 완전히 빗나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했을 때 월가와 경제학계는 스태그플레이션이나 심각한 경기침체를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본격 경기침체 가능성을 45%로 전망했고, 사모펀드 아폴로의 토르스텐 슬록은 '자발 무역 재설정 경기침체' 가능성을 90%로 내다봤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역사상 최대 무역 충격"이라며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현재 경제 지표들은 이들 예측과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경제는 4% 가까이 성장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3% 미만을 유지한다. 고용도 견조하다.
예일대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평균 관세율은 18.6%로 1933년 이후 최고 수준이지만, 물가 상승률은 3% 선에 머물고 있다. 식품과 자동차 부품 가격 상승 조짐은 있지만, 전면적인 경기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연 4000억달러 세수 증가 효과
관세는 월 300억 달러(약 43조 원)의 추가 세수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연간 4000억 달러(약 573조 원)의 세수 증가가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일반 납세자들에게 최대 2000달러(약 280만 원)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외국 수출업자들이 미국 소비자들한테서 충분한 수익을 거뒀기 때문에 새로운 관세 상당 부분을 이익 감소나 효율성 향상으로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처음 예측과 달리 관세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 편향과 시장 이해 부족
워싱턴포스트는 경제학계가 잘못된 예측을 한 배경으로 세 가지를 지목했다. 첫째, 주류 경제학계가 '트럼프 혐오 증후군'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영국 브렉시트 당시 경제 붕괴를 예측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던 것과 비슷하게, 객관성을 내세우는 사회과학이 지나치게 정치에 치우쳐 주변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둘째, 역설이지만 대부분 경제학자들이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자유 경제의 강점은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인데, 대부분 기업들은 관세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사업을 지속했다. 역사를 보면 자유시장은 전쟁, 전염병, 혁명에도 대응해왔기 때문에 베트남산 할로윈 가면에 20%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세상 종말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다소 지나쳤다는 것이다.
셋째, 미국이 실제로 무역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아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 수출업자들이 미국 소비자들한테서 충분한 이익을 얻고 있어 새로운 관세 대부분을 흡수할 수 있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워싱턴포스트는 투자자들이 미국 기업들 수익이 급감할 것이란 예측을 믿고 미국 주식에서 빠져나와 유럽 주식으로 갈아탔지만, 최근 프랑스 시장을 보면 그 결과가 어떤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들이 일어나지 않을 경기침체를 대비해 투자를 미루거나 직원을 해고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경제학자들의 어두운 예측에는 항상 학술 단서가 붙어 있었지만, 전반 인상은 뚜렷했다"며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관세를 재앙으로 봤지만 틀렸다. 이를 인정하고 정치 여론조사 전문가들처럼 자신들의 업무를 다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