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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트럼프발 관세 여파에도 1.8% 성장 전망…“고용 부진·물가 둔화 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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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트럼프발 관세 여파에도 1.8% 성장 전망…“고용 부진·물가 둔화 더뎌”

지난 8월 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8월 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경제가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 드라이브 속에서도 기업 투자 증가에 힘입어 올해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다만 고용 회복이 더디고 물가가 목표치인 2%로 내려오는 속도도 느릴 것으로 예상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미경제연합회(NABE)가 최근 40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60% 이상이 새 관세 정책이 미국 성장률을 최대 0.5%포인트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관세로 인해 수입과 수출이 동시에 감소하고, 소비자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NABE는 이번 조사에서 6월보다 비관적 전망이 완화됐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이 경제 전반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다소 줄었다고 밝혔다.

NABE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에서 1.8%로 상향 조정했다.

인플레이션은 연방준비제도가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기준으로 올해 말 3%, 2026년 2.5%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6월 조사 당시 전망치인 3.1%와 2.3%보다 각각 소폭 낮고 높은 것이어서 물가 하락 속도가 기대보다 더딜 것임을 시사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실업률은 내년까지 완만히 상승해 4.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6월 전망치(4.7%)보다 낮은 수준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는 시장의 예상보다 느려질 것으로 관측됐다. NABE 조사에 따르면 올해 안에 추가로 한 차례(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만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경제 성장과 고용의 괴리는 여전히 주요 과제로 꼽혔다. NABE는 올해 남은 기간 월평균 고용 증가 폭이 2만9000명에 불과하고 내년에도 월 7만5000명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6월 조사 당시의 전망치 9만7000명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한편, 기업 투자는 인공지능(AI)과 컴퓨팅 인프라 분야의 자본 유입 덕분에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ABE는 올해 기업 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6월의 1.6%에서 3.8%로 상향했고 내년에도 0.9%에서 1.7%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주택 부문은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주거용 투자 증가율은 올해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내년에도 1% 미만의 미약한 회복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로이터는 “미국 경제는 관세와 금리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업 투자 덕분에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고용 둔화와 완만한 물가 하락이 지속돼 연준의 정책 결정이 한층 복잡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