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감축법 세액공제로 연평균 21% 급성장…플루언스·엔페이즈도 미국 현지생산 본격화

시장조사기관 코히런트 마켓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ESS 시장이 오는 2032년까지 대규모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테슬라, LG에너지솔루션, 플루언스, 엔페이즈에너지 등 주요 기업들의 전략적 혁신이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월 43억 달러(약 6조 원)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업계 전문매체 KED 글로벌은 계약 상대방이 테슬라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27년 8월부터 2030년 7월까지 3년이며, 최대 7년까지 연장 가능한 옵션이 포함됐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에만 약 10기가와트시(GWh)의 ESS를 공급했다. 에너지저장장치 전문매체 ESS 뉴스에 따르면, 테슬라는 메가팩과 파워월을 통해 연간 120억~130억 달러(약 17조~18조 4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분석 전문매체 애널라이즈스톡스는 "테슬라의 ESS 사업부는 연간 20~30%의 매출성장을 지속하며, 오는 2030년경 전기차 사업부와 비슷한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 효과로 2030년 설치용량 132GW 달성 전망
시장조사기관 모르도 인텔리전스는 미국 ESS 시장의 설치 용량이 올해 49.52GW에서 오는 2030년 131.75GW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21.62%에 달한다.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다. 모르도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32년까지 적용되는 30% 투자세액공제(ITC)로 가정용 ESS의 투자 회수 기간이 평균 2.7년 단축됐다. 가구당 약 6000달러(약 850만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세계 ESS 시장 전망에서 상이한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마켓리포트애널리틱스는 올해 기준 281억 4000만 달러(약 39조 9100억 원) 규모에서 오는 2033년 524억 8390만 달러(약 74조 4400억 원)로 연평균 8.103%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글로벌마켓인사이츠는 지난해 668억 7000만 달러(약 94조 8400억 원)에서 오는 2034년 5120억 달러(약 726조 원)로 연평균 2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인한 전력수요 급증도 ESS 시장 성장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고 전력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ESS가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플루언스·엔페이즈, 미국 현지 생산으로 시장 공략
글로벌 ESS 기업들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생산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플루언스는 AES와 지멘스의 합작법인으로 그리드 규모 ESS 분야에서 49억 달러(약 6조 9400억 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애널라이즈스톡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AI 기반 입찰 소프트웨어를 통해 ESS 운영을 최적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엔페이즈에너지는 지난 7월 4세대 에너지 시스템과 10kWh 용량의 IQ 배터리 10C를 출시했다고 ESS 뉴스가 보도했다. 미국산 부품으로 제조돼 국내제조가산세(Domestic Content Bonus Credit)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LFP 화학을 사용해 안전성과 수명을 강화했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에너지저장장치 전문매체 에너지스토리지뉴스는 "플루언스와 프랑스 배터리 제조사 사프트(Saft)가 미국 국내 생산을 시작했다"며 "오는 2027년까지 5GWh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