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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美 무인기 1위 에어로바이런먼트와 '13시간 체공' 전술드론 공동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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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美 무인기 1위 에어로바이런먼트와 '13시간 체공' 전술드론 공동개발

NATO 실전배치 JUMP 20 기반 한국형 제작…활주로 없이 30분 투입·185km 원격통제
국산 무인기 기술 자립 가속화…덴마크 2590억·이탈리아 667억 원 규모 계약 입증
대한항공이 미국 군용 무인기 기업 에어로바이런먼트(AeroVironment)와 손잡고 차세대 전술 무인항공시스템(UAS) 개발에 나선다. 사진은 에어로바이런먼트의 '점프20' 무인기.사진= 미 해병대이미지 확대보기
대한항공이 미국 군용 무인기 기업 에어로바이런먼트(AeroVironment)와 손잡고 차세대 전술 무인항공시스템(UAS) 개발에 나선다. 사진은 에어로바이런먼트의 '점프20' 무인기.사진= 미 해병대
대한항공이 미국 군용 무인기 1위 기업 에어로바이런먼트(AeroVironment)와 손잡고 차세대 전술 무인항공시스템(UAS) 개발에 나선다. 수직이착륙 가능한 고성능 정찰 무인기를 한국군 요구사항에 맞춰 개발함으로써 국내 무인기 전력을 대폭 강화하고 방산 기술 자립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더디펜스포스트(The Defense Post)는 지난 22(현지시간) 에어로바이런먼트와 대한항공이 한국군을 위한 전술 무인항공시스템 개발과 생산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활주로 불필요한 수직이착륙…30분 안에 작전지역 투입


이번 협력의 핵심은 에어로바이런먼트의 'JUMP 20' 무인기를 바탕으로 한국군 운용환경에 맞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JUMP 20은 수직이착륙(VTOL) 기능을 갖춘 고정익 무인기로, 활주로나 따로 발사장비 없이 30분 안에 전개와 회수가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에어로바이런먼트에 따르면 JUMP 20은 동체 길이 3m, 날개너비 6m 규모에 최대 탑재중량 14kg, 최대이륙중량 96kg인 소형 전술 무인기다. 배기량 190cc 전자연료분사 엔진을 달아 일반 휘발유로 운용되며, 최대 비행속도는 시속 93km, 운용고도는 5182m에 이른다. 특히 13시간 이상 오래 떠 있을 수 있고 지상통제소와 최대 185km 떨어진 곳에서 통신할 수 있어 넓은 지역 정찰 임무에 맞다는 평가다.

양사는 카메라, 센서 등 여러 정찰장비를 실어 정보수집·감시·정찰(ISR) 임무는 물론 국경 감시 등에도 쓸 계획이다. 연구개발과 생산, 기술이전을 함께 밀어붙이면서 한국의 방산 제조역량 확대와 핵심기술 확보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NATO 실전 검증 완료…덴마크 2590·이탈리아 667억 원 계약


JUMP 20은 이미 세계 무인기 시장에서 검증받은 모델이다. 지난 2월 덴마크 방위조달청은 에어로바이런먼트와 최대 18100만 달러(2590억 원) 규모로 10년간 계약을 맺고 JUMP 20을 덴마크군 정식 전력으로 들여오기로 했다. 지난 4월에는 이탈리아 국방부도 4660만 달러(667억 원) 규모로 5년 계약을 맺어 JUMP 20 시스템을 샀다.

미군도 20228월 차세대 전술 무인항공체계(FTUAS) 1단계 사업에서 JUMP 20을 뽑고 800만 달러(114억 원)를 들여 첫 시스템을 들여왔다. 당시 미 육군은 활주로가 필요 없고 소음이 적으며 나르는 장비가 적다는 점을 높이 샀다.

래리 새터필드 에어로바이런먼트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담당 이사는 "이번 협약은 우리가 세계 곳곳에서 믿을 만한 현지 파트너들과 손잡고 융통성 있는 해법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며 "뛰어난 임무 융통성과 빠르게 커지는 세계 수요를 볼 때, JUMP 20은 대한항공과 손잡고 한국의 새 국방 수요를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 무인기 개발 총력전…2027년 중고도 무인기 전력화


국내에서도 무인기 개발 경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한 중고도 무인정찰기(MUAV) KUS-FS 양산에 나섰다. 동체 길이 13m, 날개폭 25m 규모로 12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을 단 이 무인기는 2027년부터 공군에 차례로 배치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미국 제너럴아토믹스와 MQ-1C 그레이이글을 바탕으로 한 단거리이착륙(STOL) 무인기 공동개발에 합의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전투기와 무인전투기, 소형 다목적 무인기가 이어지는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을 밀고 있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대한항공-에어로바이런먼트 협력이 한국 무인기 생태계 확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앞선 무인기 기술을 받아들이면서도 국내 생산기반을 다짐으로써 외국산 의존도를 줄이고 자주국방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에어로바이런먼트 측은 이번 손잡기로 개발될 시스템이 한국군의 무인항공시스템 전력을 넓히고 자율 시스템이 현대전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앞으로 작전에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지 제조역량 확대와 새 기술 발전, 외국 시스템 의존도를 낮춰 한국의 방위산업 강화 계획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