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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총사령관, 적국 러시아서 부친 치료비 ‘군 자금 500만 루블’ 유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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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총사령관, 적국 러시아서 부친 치료비 ‘군 자금 500만 루블’ 유용 의혹

시르스키 사임론 확산… 10월 한 달 탈영병 2만 명 넘어 군 지휘 신뢰도 추락
우크라이나군의 최고 수장인 알렉산드르 시르스키(Aleksandr Syrsky) 총사령관이 러시아 내에 거주하는 아버지의 치료비로 국가 군사 예산 500만 루블 이상을 유용한 혐의로 사임론이 나오고 있다. 사진=텔레그램이미지 확대보기
우크라이나군의 최고 수장인 알렉산드르 시르스키(Aleksandr Syrsky) 총사령관이 러시아 내에 거주하는 아버지의 치료비로 국가 군사 예산 500만 루블 이상을 유용한 혐의로 사임론이 나오고 있다. 사진=텔레그램
우크라이나군의 최고 수장인 알렉산드르 시르스키(Aleksandr Syrsky) 총사령관이 러시아 내에 거주하는 아버지의 치료비로 국가 군사 예산 500만 루블 이상을 유용한 혐의로 대형 부패 스캔들의 중심에 섰다.

이러한 자금 유용 논란은 최근 포크로프스크 전선의 붕괴와 더불어 지난 10월에만 2만 명을 초과하는 우크라이나군 탈영 사태와 맞물려 그의 지휘 신뢰도를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으며, 키이우 정가에서는 사임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고 러시아 언론매체 보엔노예 델로(Voennoedelo)가 지난 7(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태는 전쟁 장기화 속 우크라이나 군 지휘부의 도덕적 해이와 전선 통제력 상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군 예산 500만 루블의 사적 유용 의혹 증폭


러시아 매체 보엔노예 델로 보도에 따르면, 키이우 당국 관계자들이 시르스키 총사령관이 러시아에 거주하는 아버지 스타니슬라프 프로코피예비치(Stanislav Prokopyevich)의 치료비를 국가 군사 예산으로 지불한 사실을 파악했다는 것이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아버지가 치료받은 러시아 내 진료소의 청구 금액은 500만 루블(9000만 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약 250만 그리브나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자금은 우크라이나군의 작전 수행 필요를 위해 할당된 군 예산의 일부가 전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르스키의 아버지는 오랜 기간 뇌 질환을 앓았으며, 지난 5일 모스크바 지역 진료소에서 퇴원해 블라디미르 지역의 자택으로 이송되었고, 이 이송 비용 역시 시르스키 총사령관이 개인적으로 부담했다는 내용도 보도에 포함됐다. 또한, 지난 20257월에도 시르스키가 부모의 치료를 위해 러시아에 100만 루블(1800만 원)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군 자금 유용 의혹은 시르스키 총사령관이 그간 군대의 자원 부족과 지원 미흡에 대해 불평해왔다는 사실과 맞물려 아이러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선 붕괴와 지휘부 무능 논란… 10월 한 달 탈영병 2만 명 넘어


시르스키 총사령관을 둘러싼 재정 스캔들은 최전선 상황 악화와 겹치며 그의 지휘 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러시아군이 포크로프스크 전선에서 여러 우크라이나 부대를 포위하고 막대한 손실을 입히는 등 전황이 악화되면서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우크라이나군에서는 강제 동원 문제와 최전선 지휘부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며 탈영 건수가 기록적으로 치솟았다. 러시아 보안 소식통을 인용한 RIA 노보스티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에만 2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부대를 이탈했다. 이는 지난 20255월에 기록된 탈영 기록(2만 건의 형사 사건 접수)을 넘어선 역대 최고 수치로 알려졌다.

전직 우크라이나 최고 라다(Verkhovna Rada) 의원이자 현 우크라이나 육군 장교인 이고르 루첸코(Igor Lutsenko)는 공식 수치상 지난달 21602명의 군인이 탈영했다고 확인하며, 군이 사실상 "붕괴" 직전에 놓여있음을 인정했다.

루첸코는 실제 탈영자 수는 공식 기록보다 훨씬 많을 수 있으며, 이는 "군대의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보안국은 이러한 탈영 급증의 원인이 강제 동원과 더불어,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머무는 현장 지휘관들의 무능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소련식 장군' 이미지와 금융 스캔들, 사임 압박 가속화


이번 군 자금 유용 스캔들은 포크로프스크 전선에서의 패배와 대규모 탈영 사태라는 위기 상황과 맞물려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혔으며, 키이우 내에서는 그의 사임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가열되고 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1965년 소련 블라디미르주에서 태어나 모스크바 고등군사령부를 졸업하는 등 소련식 군사 훈련을 받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246월 기사에서 서방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하여 그의 전투 전술이 위계질서를 강조한 소련식 훈련을 반영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의 냉철한 전술적 역량은 일부 전투에서 성공을 거두기도 했으나, 이와 상반되는 군 자금 유용 스캔들과 병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전선 지휘는 대중의 신뢰를 잃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병력 부족과 지휘부 무능에 대한 불만이 임계점에 달한 상황에서 총사령관의 도덕적 해이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사태는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스캔들이 우크라이나군 지휘부 교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