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發 소비자 심리 최저, 위험 회피 자금 이동”
이미지 확대보기이날 DJIA는 0.16%(74.80포인트) 상승한 46987.10에, S&P 500 지수는 0.13%(8.48포인트) 오른 6728.80으로 마감하였다. 그러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21% 하락한 23004.54를 기록하며 약세를 면치 못하였다. 나스닥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는 3.0% 하락하여,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위협했던 '관세 충격' 이후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하였다. 이는 시장이 기술 성장주에 대한 위험 회피와 포트폴리오 재조정 국면에 진입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신호이다.
'AI 거품론' 현실화되나…기술주 매도세 심화
7일(현지시간)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시장 하락을 이끈 주된 요인은 인공지능(AI) 랠리를 주도했던 기술주들의 지속된 부진이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기술주들의 매도세가 심화되면서, 이들 종목을 추종하는 라운드힐 매그니피센트 세븐 ETF는 약 1% 손실로 마감하며 10% 조정 영역에 근접하였다. S&P 500 지수 내 기술 섹터는 대다수 종목이 상승 마감한 날에도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인 섹터이다.
특히,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르(Palantir)의 주가 급락 사례는 AI 밸류에이션 우려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팔란티르 주가는 전날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밸류에이션에 대한 시장의 거부감 때문에 장중 9% 가까이 급락하였다. 이로 인해 팔란티르는 S&P 500 내 주요 하락 종목으로 분류되었다.
이는 시장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AI 주식 전반에 대한 현실 확인(reality check)을 요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월가에서는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은행장들이 AI 거품 논란을 경고하며 향후 12~24개월 내 10~20%의 시장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우·S&P의 반등, 저가 매수 심리와 자본 이동
다우와 S&P 500 지수의 극적인 반등은 월가가 마침내 주식시장 하락분을 매수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장 마감 한 시간 남짓을 남기고 다우지수는 장 초반 400포인트 이상의 급락세를 뒤집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S&P 500 종목의 대부분이 실제로 상승세를 보였는데, 모든 S&P 500 종목을 동일하게 편입하는 인베스코 S&P 500 동일 가중 ETF는 0.7% 상승해 소수 기술주를 제외한 광범위한 시장의 건전한 매수세를 반영했다.
섹터별로는 자금의 이동이 명확했다. 통신 서비스, 기술, 헬스케어 업종이 하락세를 보인 반면, 에너지, 소재, 필수소비재 등 나머지 8개 주요 S&P 500 업종은 상승세를 보였으며, 이들 방어적 경기민감 섹터가 1% 이상 상승하며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현재의 하락세를 일시적인 조정으로 판단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CIBC 프라이빗 웰스의 데이비드 도나베디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최근의 하락세를 주식이 급등한 이후의 단기적인 추세 반전으로 해석하며, "여전히 신중하게 강세를 예상하고, 지금은 엄청난 상승세 이후의 정상적인 조정 국면"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 수석 시장 전략가 역시 이번 주 하락세가 "펀더멘털에 균열이 생기기보다는 거품이 제거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계절적 지지와 건전한 거시경제 환경 등이 연말까지 탄탄한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셧다운발 거시경제 불확실성 증폭과 시장 동향
한편 현재 주요 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11월 시작을 맞이하고 있으며, 이는 정부 셧다운 장기화에 따른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정부 셧다운이 38일째로 장기화되면서, 핵심 고용 보고서 등 필수 경제 지표 발표가 중단되는 '데이터 블랙아웃'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 공백 속에서 채권 시장은 고용 둔화 우려를 선반영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웠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09%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56%로 각각 하락하였다. 증권가에서는 데이터 공백과 고용 시장 약화 시그널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에 금리를 세 번째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소비자 심리 악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는 11월 50.3을 기록하며 2022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1978년 통계 이래 역대 최저치였던 50.0에 근접한 수치이다. 미시간대 조사국장 조앤 쉬(Joanne Hsu)는 "셧다운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경제에 미칠 부정적 결과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이러한 심리 악화는 연령, 소득, 정치 성향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되면서 암호화폐 시장도 압력을 받았다. 비트코인 가격은 위험 회피 추세 속에서 심리적 지지선인 10만 달러 아래로 하락하며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붕괴되었다. 한편, 금값은 소폭 하락했으나 달러 약세와 정부 규제 불확실성의 지지를 받아 사상 최고 수준인 4,000달러/온스 근방에서 견고함을 유지했다.
향후 전망
2025년 11월 첫째 주 월가 시장은 AI 성장주에 대한 과열된 밸류에이션의 해소라는 건전한 조정 과정과, 정부 셧다운 장기화에 따른 거시경제적 정보 공백 심화라는 구조적 불확실성에 동시에 직면한 시기였다. 7일(현지시각)의 막판 반등은 연말 강세장에 대한 기대(마크 해킷은 강력한 계절적 지지를 언급)와 풍부한 유동성이 건재함을 보여주었으나, 나스닥의 주간 하락은 기술 섹터의 근본적인 취약성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말 랠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지만, 이 랠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필수적인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정부 셧다운의 신속한 해결이다. 둘째, 지연된 경제 데이터의 발표를 통한 거시경제 불확실성의 해소가 뒤따라야 한다. 만약 셧다운이 11월 중순까지 지속되거나, 발표된 고용 및 물가 데이터가 예상보다 심각한 경기 둔화를 보여줄 경우, 연말 랠리는 커녕 시장은 추가적인 하락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안전 투자를 위해 현재 시점에서는 정치적 해결의 속도와 데이터 명료성을 가장 중요한 단기 지표로 간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