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만 청년, 십만 개의 간"…24시간 3교대·'PPT 지옥'에 혹사 풍자
"급여 낮추라" 지적에도 '자연 도태' 고집…"기술 유출 막고 전투력 극대화"
"급여 낮추라" 지적에도 '자연 도태' 고집…"기술 유출 막고 전투력 극대화"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고수입'과 '극도의 고압 문화'가 공존하는 독특한 조직 구조를 통해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엔비디아·AMD·애플·퀄컴 등 세계적 팹리스 기업들의 핵심 협력사인 TSMC의 경영 방식을 두고, 최근 '스레드(Threads)'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강자만이 버틸 수 있는 구조"라는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살인적인 업무 강도와 엄격한 위계질서에도, 이를 견뎌내는 이른바 '강자'들만이 생존하는 선별 방식이 TSMC를 20여 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은 핵심 동력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중국 IT 매체 콰이커지(快科技) 보도에 따르면, TSMC는 현재 엔비디아, AMD, 애플 등의 선단 공정 주문을 사실상 독점하며, 생산능력이 부족할 때 100% 가격을 인상해도 고객사들이 줄을 서는 절대 '갑'의 위치에 있다.
이곳의 직원들은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받는다. 핵심 엔지니어는 연 300만~500만 대만 달러(약 1억 4100만~2억 3500만 원)에 이르며, 본사 기술 리더 등은 1억 원대 기본 연봉에 스톡옵션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열린 사내 운동회에서 한 사람 앞에 2만 5000대만 달러(약 117만 원)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씀씀이도 크다. 사내 헬스센터, 교육 지원, 주거 보조금 등 대기업형 복지도 제공하지만, 직원들은 "업무량 대비 시간 여유는 거의 없다"고 토로한다.
"십만 청년 십만 간"…24시간 3교대·'PPT 지옥'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 TSMC가 '십만 청년, 십만 개의 간(十万青年十万肝)'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십만 명의 청년이 십만 개의 간을 바쳤다"는 뜻으로, 혹사하는 업무 환경을 풍자하는 '유행어'다. 또 다른 내부 은어인 'TSMC의 형태(台积电的形状)'는, 극도의 스트레스 환경에 완전히 적응하여 효율과 상명하복, 보고 체계를 내면화한 '조직 맞춤형 인재'를 뜻한다.
'고압박'은 의도된 엘리트 선별 장치
일각에서는 "급여를 다소 낮추는 대신 업무 스트레스를 줄여 균형을 맞추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TSMC는 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TSMC의 조직 구조가 '능력'과 '스트레스 내성'을 동시에 거르는 '거름망(필터링 시스템)'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만 내 최상위 대학(NTU, NTHU 등) 출신을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한 뒤, 이들에게 "PPT 제작 능력, 상사 관리, 정치 감각, 문제 해결력"을 동시에 요구하며 고강도 업무에 투입한다.
TSMC가 의도적으로 이 방식을 유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고압 환경 자체가 '자연 도태 방식'으로 작동해 인재를 걸러내며, 둘째, 이를 견디는 인력만 남겨 조직의 '전투력'을 극대화한다. 셋째, 인력 유출입을 통제해 내부 핵심 기술 누수를 최소화하려는 목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초기의 '야근 문화'나 '전문 인력의 병영체제'와 비슷한 방식으로, 효율 극대화를 위한 의도적인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렇게 걸러져 남은 직원들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로, 막강한 '전투력'을 갖춘 집단이 된다. 그 결과 TSMC는 세계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장악하고 대만 GDP의 약 8%에 기여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혈전형 조직문화'라는 비판과 함께, 높은 인력 소모율과 심리적인 피로 누적, 멀리 보면 'MZ세대의 매력도 하락'과 '창의성 저해'라는 위험(리스크)을 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TSMC가 20여 년 만에 평범한 파운드리에서 세계 1위로 도약한 핵심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이 방식이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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