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2000톤급 시울프 원잠 4년 만에 작전 배치…소나 돔 복원에만 3년 넘게 걸려
핵잠 사고로 드러난 군항 적체, 비핵·지원함 해외 MRO 이전 가속하는 추진력
핵잠 사고로 드러난 군항 적체, 비핵·지원함 해외 MRO 이전 가속하는 추진력
이미지 확대보기미 해군 및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각) 미 해군 최강의 공격 원자력 잠수함으로 꼽히는 시울프급 코네티컷호(SSN-22)가 오는 9월 현역 복귀를 확정했다. 코네티컷호는 3년 반에 걸친 정밀 수리를 마치고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으며, 이번 복귀는 인도·태평양 전역의 해양 통제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의 수중 전력 공백을 메우는 핵심 전환 국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태평양 수중 패권 격돌…소나 돔 유실이 드러낸 미 군항의 민낯
코네티컷호는 지난 2021년 10월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미공개 해저산맥과 충돌하는 대형 사고를 겪었다. 이 사고로 선체 전면부 핵심 센서 영역이자 음향 탐지 능력과 직결된 소나 돔(Bow Sonar Dome) 및 전방 구조물이 유실되고 밸러스트 탱크에 암석이 박히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미 해군은 핵추진 엔진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워싱턴주 퓨젯사운드 해군기지 조선소에서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소나 돔을 새로 제작하고 선체를 보강하는 데만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2031년 퇴역 로드맵과 비핵 함정 MRO 해외 이전의 연결고리
미 해군이 발간한 '2026년 5월 조선 계획'에 따르면 코네티컷호의 퇴역 시점은 오는 2031년으로 책정됐다. 4년 가까운 공백 기간을 감안해 수명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으나, 미 해군은 이미 차세대 공격 잠수함인 'SSN(X)' 개발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시울프급의 뛰어난 은밀성과 전투력을 계승하면서 무인 해양 시스템과의 연동을 극대화하는 방향이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고비용의 시울프급 유지를 최소화하고 버지니아급과 차세대 함정 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처지다.
이번 수리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의 심각한 군항 조선소 병목 현상은 한국 방산 업계에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어준다. 핵심 센서인 소나 돔 하나를 복원하는 데 3년이 넘게 걸릴 만큼 미국의 자체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은 한계에 봉착했다. 미국 연방회계감사원(GAO)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 해군 군수 조선소의 정비 적체로 일부 함정의 가동률이 60%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핵추진 잠수함은 보안과 법적 규제 탓에 해외 조선소 정비가 엄격히 제한된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증명된 미국 공공 조선소의 처리 지연은 비핵 함정 및 지원함 MRO의 해외 이전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핵심은 원잠 자체의 수리가 아니라, 이로 인해 발생한 비핵 함정 정비 수요의 외부 이전이다.
미국 국방부가 미 해군 군수 역량 강화를 위해 동맹국의 조선 역량을 활용하는 '지역 유지 보수 프레임워크(RSF)' 정책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이 군사적 민감도가 높은 원잠 정비에 공공 조선소 인력을 집중시키는 대신, 전투 능력을 간접 지원하는 보조함 물량을 한국 등 우방국에 위탁하는 분업 체계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방산 부품 업계에서는 미국 내 공공 조선소의 적체 물량만 수십 척에 달해 보조함과 중소형 함정의 MRO를 한국에 맡기고 미국은 원잠 건조에 집중하는 분업 체계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해양 방산의 전략적 체크 포인트와 투자 지표
국내 투자자와 방산 업계가 향후 글로벌 함정 공급망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지표는 세 가지다.
첫째, 미 해군의 함정 MRO 해외 아웃소싱 허용 범위와 배정 물량이다. 미국 국방부가 공공 조선소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우방국에 배정하는 군수 예산 규모와 정비 대상 함정의 등급 상향 여부를 분기별로 추적해야 한다.
둘째, 한화오션이 지분 19.9%를 확보한 호주 오스탈(Austal)의 미 해군 보조함 수주 추이다. 한화오션이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아 최대 주주 지위를 굳힌 만큼, 오스탈 미국 법인이 수주하는 미 해군 수송함 및 연안전투함 MRO 물량이 자사 연결 실적과 기자재 협력사 매출로 직결되는 구조다.
셋째,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사의 함정 정비 자격 인증(MSRA) 획득 이후 실제 수주까지의 리드타임이다. 통상 인증 획득 이후 첫 대형 창정비 계약 체결까지 1~2년의 시차가 존재하므로, 실제 입항 시점의 실적 반영 주기를 계산해 투자 타이밍을 산정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미국 전력 공백이 아니라 유지·보수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동맹국 조선 산업의 역할 확대가 불가피해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의 수중 전력 다변화 움직임은 한국 해양 방산의 영토를 글로벌 MRO 시장으로 넓히는 추진력이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