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여행업계가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크루즈 산업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수요 기반을 빠르게 넓히며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던 크루즈 업계는 가격 경쟁력과 편의성을 앞세워 ‘젊은 여행자’를 적극 끌어들이는 전략으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침체에 빠졌던 글로벌 여행시장이 올들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크루즈 산업은 특히 젊은 세대의 참여가 늘며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FT에 따르면 크루즈 여행은 과거 ‘신혼부부와 노년층’ 중심이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최근에는 20~30대를 중심으로 수요층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영국 여행협회 압타(ABTA)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크루즈를 경험한 25~34세 비율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대형 선사들의 적극적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 로열캐리비안 전략의 성공
로열 캐리비안 그룹은 젊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와 편의시설 확대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바꿔온 대표적 기업이다.
현재 로열 캐리비안의 기업 가치는 약 700억 달러(약 102조6200억 원) 수준으로 경쟁사 카니발(약 350억 달러·약 51조3100억 원)과 노르웨이지안 크루즈 라인(약 90억 달러·약 13조1940억 원)을 크게 앞서 있다. 로열 캐리비안의 주가는 팬데믹 직후 저점 대비 약 10배 상승했다.
미국 가계의 여행 지출 흐름도 크루즈 산업의 현재 위치를 보여준다.
팬데믹 초기에 크루즈 산업은 최악의 침체를 겪었다. 2020년 2월 일본 앞바다에서 격리됐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당시 중국 외 세계 확진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크루즈 이용객은 전년 대비 10% 증가하며 약 3500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둔화 조짐과 가격 인상 압력
다만 최근에는 일부 둔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여행사는 경기 불확실성·정부 셧다운·허리케인 등의 영향으로 예약 속도가 다소 약해졌다고 밝혔다. 번개 수요가 소진된 데다 티켓 가격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중장기적 전망에 대해선 낙관적이라고 FT는 전했다. 젊은 세대가 크루즈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대비 가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호텔 요금이 급등한 반면 크루즈 요금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돼 휴양지 리조트 대비 가격차(‘크루즈 디스카운트’)가 오히려 확대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 2분기 크루즈 1인당 매출은 2019년보다 2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미국 리조트 요금은 34%, 카리브해 주요 지역은 59% 올랐다. 업계는 이 가격 차이가 젊은 층 유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젊은 여행자에게는 ‘짧은 일정’과 ‘간편한 예약’도 강점이다. 로열 캐리비안은 초대형 선박을 단거리 코스에 투입하며 젊은 직장인 수요를 겨냥했다. 2024년 출항한 초대형 선박 ‘아이콘 오브 더 시즈(Icon of the Seas)’는 톤수 25만t급으로 타이타닉호의 약 5배 규모다. 카니발과 노르웨이지안도 단거리 노선 확대를 준비 중이다.
◇ 관광 과잉 논란과 ‘가성비’ 균열 우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크루즈의 과잉 관광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프랑스 칸과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대형 선박 입항을 금지했고 알래스카 주노 역시 연간 방문객 상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FT에 따르면 선사들은 향후 승객 1인당 수익 극대화 전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티켓 가격 인상과 배 안에서의 부가 소비 확대 등이 이에 포함된다. 그러나 이는 지금까지 젊은 고객층을 끌어온 ‘가성비 장점’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객의 지출 여력이 견조하긴 하지만 크루즈도 결국 거시경제 환경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며 “소비자들이 지난해만큼 지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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