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HBM 시장 ‘슈퍼사이클’ 확증, “위기와 기회는 항시 공존”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19일(현지시각)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 570억 달러(약 84조 원)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549억 달러(약 80조 원)를 크게 상회했다. 이 소식에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대 급등세를 보였으며, 이는 한국 반도체 및 AI 산업 전반에 강력한 낙수효과를 예고하고 있다.
숫자 그 이상을 보여준 가이던스, ‘탈중국’ 성장의 공식화
이번 실적 발표의 백미는 단연 차기 분기(2026년 1월 분기) 가이던스다.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매출 중간값을 650억 달러(약 95조 원)로 제시했는데, 이는 월가 컨센서스인 622억 달러(약 91조 원)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콜렛 크레스(Colette Kress) 엔비디아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가이던스는 중국 매출을 가정하지 않은 수치”라고 명확히 밝혔다. 이는 미·중 기술 패권 전쟁으로 인한 중국 시장 봉쇄가 엔비디아의 성장 궤적을 훼손하지 못함을 수치로 증명한 것이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폭증한 512억 달러(약 75조 원)를 기록했다. 젠슨 황 CEO는 이러한 성장이 단순히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소버린 AI(Sovereign AI, 국가 주도 AI)’와 기업용 에이전트 AI(Agentic AI)로 수요처가 다변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AI 시장이 초기 인프라 구축 단계를 넘어 전 산업과 국가 시스템으로 확산되는 ‘선순환 구조(Flywheel)’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빅쇼트’ 우려 잠재운 기술적 해자, “6년 된 칩도 현역”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월가의 유명 투자자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 등이 제기했던 ‘AI 칩 감가상각 및 거품론’에 대한 중요한 반박이 이루어졌다. 일각에서는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GPU의 수명이 짧고, 기업들이 6년 감가상각을 적용하는 것은 회계적 과대포장이라며 우려를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해 크레스 CFO는 “엔비디아의 독점적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쿠다(CUDA)’ 덕분에 6년 전 출시된 A100 GPU가 여전히 최대 가동률로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드웨어의 물리적 성능을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고객사의 총소유비용(TCO)을 낮추고 장비의 경제적 수명을 연장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엔비디아의 해자(Moat)가 단순한 칩 성능이 아니라, 구형 칩조차 폐기하지 않고 활용하게 만드는 강력한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있음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이 발언 직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투자 심리는 빠르게 호전되었다.
한국 산업에 던지는 메시지, “HBM 기회와 GPU 공급난의 이중주”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은 한국 경제, 특히 반도체 섹터에 명확한 시그널을 보낸다.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 폭증은 곧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의 폭발적 증가와 직결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게 있어, 엔비디아의 ‘블랙웰(Blackwell)’ 칩 판매 호조는 단순한 호재를 넘어 장기적인 실적 개선을 담보하는 보증수표와 같다. 엔비디아가 중국 없이도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향후 공급망 전략에서 미국 중심의 생태계 편입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여한다.
반면,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 젠슨 황 CEO가 “클라우드 GPU는 매진 상태”라고 언급한 점은 한국의 AI 스타트업과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에게는 ‘GPU 확보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한다. 국가적 차원의 AI 컴퓨팅 인프라 확보가 늦어질 경우, 한국의 독자적 AI 모델 개발 경쟁력이 하드웨어 병목현상에 갇힐 위험이 있다.
결론적으로 엔비디아의 2025년 3분기 실적은 ‘AI 거품론’을 잠재우고 산업의 확장성을 증명한 결정적 계기이다. 한국 기업들은 HBM을 통한 수익 극대화라는 기회와, 자체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프라 확충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되었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이 거대한 파도 속에서 한국 산업계가 어떤 서핑 실력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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