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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엔비디아 견제 독자 AI 칩 출시…성능 4.4배 급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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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엔비디아 견제 독자 AI 칩 출시…성능 4.4배 급상승

자체 개발 '트레이니엄3' 공개, TSMC 3나노 첫 적용…앤트로픽에 80억 달러 투자, 올해 100만 개 칩 활용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칩 시장 지배자인 엔비디아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칩 시장 지배자인 엔비디아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칩 시장 지배자인 엔비디아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배런스가 지난 2(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클라우드 컴퓨팅 행사 'AWS 리인벤트'에서 3세대 자체 개발 AI '트레이니엄3'를 공개하면서 이전 세대와 비교해 4.4배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의존도 낮추기 전략 본격화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트레이니엄3 144개를 장착한 '울트라서버'를 선보였다. 이 서버는 성능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도 이전 세대보다 4배 높아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AWS 컴퓨팅·네트워킹 부문 부사장 데이비드 브라운은 "수천 대 울트라서버를 하나로 묶으면 최대 100만 개 트레이니엄 칩이 동시에 작동하는 거대한 컴퓨터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마치 여러 컴퓨터를 연결해 하나의 슈퍼컴퓨터처럼 활용하는 방식이다. 아마존은 이번 칩 제작에 대만 반도체업체 TSMC의 최첨단 3나노 공정을 처음 적용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아마존이 값비싼 엔비디아 하드웨어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한다. 미즈호증권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현재 AI 칩 시장의 70~95%를 차지하고 있다.

JP모건의 더그 앤머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트레이니엄은 현재 일부 대형 AWS 고객만 쓰고 있지만, 앞으로 고객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앤트로픽 80억 달러 투자가 승부수


아마존 전략의 핵심은 AI 신생기업 앤트로픽과 긴밀한 협력이다. 아마존은 2023년부터 앤트로픽에 총 80억 달러(117300억 원)를 쏟아부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구글도 앤트로픽에 약 30억 달러(43900억 원)를 투자했다.

앤트로픽은 지난 10월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 100만 개까지 쓰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앤트로픽 측은 "아마존이 여전히 우리의 주요 훈련 파트너이자 클라우드 공급자"라며 "올해 말까지 100만 개 넘는 트레이니엄2 칩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앤트로픽을 위해 트레이니엄2 프로세서 약 50만 개를 실은 '프로젝트 레이니어' 슈퍼컴퓨터를 구축했다. AWS는 이 시스템이 초당 엑사플롭스(100경 번 연산) 단위로 계산하면 앤트로픽이 현재 쓰는 훈련 클러스터보다 5배 많은 계산 능력을 낸다고 설명했다.

구글 TPU3파전 구도 형성


트레이니엄3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주요 외부 고객을 얼마나 끌어들이느냐다. 구글도 자체 개발한 AI 계산만을 위해 특별히 만든 컴퓨터 칩인 텐서처리장치로 AI 프로세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아마존은 트레이니엄3 서버를 엔비디아·구글 최신 제품과 직접 비교한 성능 수치는 내놓지 않았다. 다만 트레이니엄3 칩은 144기가바이트(GB) 고속 메모리를 탑재했는데, 이는 구글 최신 아이언우드 TPU 192GB, 엔비디아 최신 블랙웰 GB300 칩 최대 288GB와 견줄 만한 수준이라고 배런스는 전했다.

칩 설계업체 마벨테크놀로지는 이전 트레이니엄 세대 개발에 참여했지만, 다음 버전에서는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마존은 TSMC 말고 다른 협력사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마존은 이날 차세대 트레이니엄4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WS 최고경영자(CEO) 맷 가먼은 "트레이니엄4는 트레이니엄3보다 6배 빠른 연산 성능, 4배 높은 메모리 대역폭, 2배 큰 메모리 용량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 주가는 지난 2일 오후 213분 현재 235.17달러로 0.6% 올랐다. 같은 시간 알파벳은 316.5달러로 0.6%, 엔비디아는 181.23달러로 0.7% 상승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