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간 소통 규약 'MCP', 구글·MS·오픈AI 등 업계 표준으로 등극
리눅스 재단에 기증하고 'AAIF' 설립…'앱스토어 시대' 넘어설 새 생태계 구축
리눅스 재단에 기증하고 'AAIF' 설립…'앱스토어 시대' 넘어설 새 생태계 구축
이미지 확대보기MCP, '인텔리전스 탁구'의 기반
MCP는 원래 2024년 중반 앤스로픽(Anthropic) 두 직원의 '열정 프로젝트'로 시작됐으나 이후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커서(Cursor) 등 거대 기술기업들에 의해 광범위하게 채택되었다. 심지어 애플의 차세대 AI 지원 시리(Siri)에도 MCP 사용 징후가 포착될 정도다. MCP는 경쟁 프로토콜 없이 빠르게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10일(현지 시각) IT 전문매체 더버지(The Verge)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이번 주 MCP를 리눅스 재단에 기증하고,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웹서비스(AWS)·블록(Block)·블룸버그·클라우드플레어와 함께 '에이전트 AI 재단(AAIF)'을 설립했다. 이 재단의 목표는 오픈소스 에이전트 AI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중립적인 기관에 MCP의 거버넌스를 부여하고 재단을 설립한 것은 MCP의 성장을 초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MCP는 본질적으로 AI 모델이 접근할 수 있는 외부 도구, 데이터 소스, 작업흐름을 알려주고, 이들이 연결되어 작업을 수행하도록 허용한다. 예를 들면 사용자가 챗봇 클로드(Claude)를 이용해 슬랙(Slack)에서 작업을 수행할 때, 서비스 간 연결을 승인하고 확립하는 것이 MCP의 역할이다. 앤스로픽의 CPO 마이크 크리거는 MCP의 영향을 "지능의 탁구(ping-pong of intelligence)"라고 표현했다.
새로운 API 표준, 'USB-C' 지위 노린다
AI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회수하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는 사용자(와 그들의 돈)를 앱과 웹사이트에서 AI 에이전트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웹2.0 시대의 기반이 웹 앱 간의 API 개방이었듯,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새로운 종류의 API가 필요하며 MCP가 그 표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MCP 웹페이지는 스스로를 유비쿼터스(Ubiquitous)한 USB-C에 비유하고 있다.
MCP는 원래 앤스로픽 직원들이 일상 업무에서 클로드를 더 많이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클로드 커넥트(Claude Connect)'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공동 창시자 데이비드 소리아 파라는 "실제로 깊이 신경 쓰는 바깥 세계, 즉 상호작용하는 것들에 연결하는 능력"이 챗봇에 빠져 있다고 느꼈다. 2024년 10월 해커톤에서 사실상 모든 직원이 이 프로토콜을 사용해 프로젝트를 구축하면서 사내에서 "이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업계 거물들, MCP 중심으로 결집
MCP는 빠르게 업계 전반에 퍼졌다. 2025년 3월 19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 스튜디오(Copilot Studio)에서 MCP를 지원한다고 발표했고, 일주일 후 오픈AI CEO 샘 올트먼이 MCP 지원을 약속했다. 4일 후에는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가 소셜미디어에 MCP 채택 여부를 묻는 투표를 게시할 정도였다.
오픈AI는 MCP를 활용해 올해 초 선보인 부킹닷컴(Booking.com)·칸바(Canva)·스포티파이(Spotify) 등 챗GPT 앱의 기반을 다졌다. 앤스로픽은 슬랙·아사나(Asana)·박스(Box) 등의 서비스 연결에 이를 사용한다. MCP는 이미 여러 기업이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가 되었으며, 구글·마이크로소프트·오픈AI 등의 대표자들이 오프라인 회의를 통해 문제 해결과 프로토콜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리눅스 재단, 중립성으로 성장 가속
MCP가 앤스로픽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잠재적으로 표준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앤스로픽이 프로토콜을 오픈소스로 유지했지만, 다른 회사의 개선 사항이 경쟁사의 지식재산권(IP)에 기여할 수 있고, 이론적으로 앤스로픽이 언제든 규약을 잠글 수 있다는 위험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MCP를 리눅스 재단에 기증함으로써 이러한 우려가 해소되었다.
블록은 오픈소스 AI 에이전트인 구스(Goose)를, 오픈AI는 에이전트 코드를 설명하는 Agents.md를 기증하는 등, 다른 기업들도 리눅스 재단에 기여하고 있다. 블록의 데이터 및 AI 책임자 재키 브로사머는 "프로토콜은 본질적으로 시스템들이 서로 대화하는 방식이며, 이를 표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MCP 표준화는 필연적"
리눅스재단의 CEO 짐 젬린은 MCP의 풀뿌리 성장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 조직들로부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는 착신(着信) 콜 수를 따라잡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전략연구 책임자 조시 블리스칼은 MCP가 "특히 상거래 분야에서 절대적인 표준이 될 것"이며, 1년 안에 AI 기업들이 웹사이트를 긁어오는 현재의 방식은 "구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리거는 여전히 사람들이 앱과 브라우저에서 직접 서비스를 이용하는 미래가 있다고 보지만, MCP를 통해 대부분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인터넷에는 "매우 강력한 무언가"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것들은 인간의 속도가 아닌 LLM의 속도로 작동할 수 있다"면서 "사람들이 웹을 탐색하는 것과 달리 10개의 쿼리를 병렬로 실행하거나 데이터 심층 분석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전트 상용화, 보안 위험도 낮춘다
MCP는 AI 에이전트들이 현재 겪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 즉 느린 작동, 불필요한 코칭 요구, 작업 실패 등을 극적으로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토콜은 시스템들이 서로 직접 대화할 수 있게 하여 에이전트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든다. 궁극적인 비전은 에이전트가 MCP를 사용해 연결하고 사용자를 대신해 쇼핑하는 등 도구의 마켓플레이스를 만드는 것이다.
MCP의 표준화는 프롬프트 인젝션과 같은 에이전트 AI가 야기하는 보안 악몽을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앤스로픽이 소유권을 포기함에 따라 보안에 정통한 다른 기업들이 프로토콜 개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크리거는 "모두가 집단적으로 표준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때 시장이 실제로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