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EU 집행부 내부는 물론 회원국 간에도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마찰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대응 전략을 놓고 분열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EU 집행위 ‘침묵 전략’…“우크라이나 위해 참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EU을 “약하다”고 비난하며 미국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통해 ‘유럽 내 저항세력 육성’을 신전략으로 명시했다. 그의 측근들은 EU를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불리한 조직”이라며 “문명 자살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대응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이 우크라이나와의 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EU 당국자는 “우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지금은 지속가능성 규칙이나 소셜미디어 벌금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트럼프에 대한 공개 비판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 “EU 우회해야” 주장 잇따라…독일, 이탈리아 등 직거래 모색
EU의 미온적 대응에 일부 회원국들은 브뤼셀을 우회해 미국과 직접 접촉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EU 공식 기구들과 관계를 맺기 어렵다면 독일과 같은 개별 국가들이 협력 창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EU 고위 인사는 “여러 국가들이 미국과 유럽 현안을 직접 논의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EU는 당초 미국과 △무역협정 △나토 분담금 확대 △우크라이나 군수물자 공급 등 세 가지 사안을 각각 협상한다고 봤지만 한 EU 정상은 “우리는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다”며 “사실상 하나의 협상, 즉 미국을 유럽에 붙잡아두는 협상일 뿐이었다”고 털어놨다고 FT는 전했다.
◇ 러시아 동결 자산 활용 대출안 놓고도 난항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의 동결 자산을 우크라이나 지원 대출에 활용하는 방안에도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의 친트럼프 성향 지도자들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이탈리아, 불가리아, 몰타는 벨기에와 함께 “대안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탈리 토치 이탈리아 국제문제연구소장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는 데 신중하며 동결 자산의 ‘다른 용도’를 제안한 트럼프의 구상에 동조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정책 대표는 “우크라이나가 2026년까지 재정적으로 생존하려면 이번 주 금요일까지 대출안이 통과돼야 하는데 논의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 기술 규제 집행도 ‘눈치보기’…“강력 제재는 자제”
EU는 최근 몇 년간 미국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디지털 시장법을 적용해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반발을 의식해 집행 수위는 제한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EU 집행위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시장 지배력, 구글과 메타의 인공지능(AI) 모델, 왓츠앱의 정책 등을 조사 중이며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개인 회사로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X에 1억2000만 유로(약 2060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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