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뉴욕증시 ETF 유출"
이미지 확대보기비트코인 큰 손으로 행세해온 블랙록이 암호화폐 무더기 매도 폭탄을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상 암호화폐에 비상이 올랐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현물 ETF에서는 대규모의 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31일 뉴욕증시와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현물 ETF 시장의 대규모 자금 유출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천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Bitcoin, BTC)과 이더리움(Ethereum, ETH)을 가상자산 거래소로 전격 이체했다. 블랙록(BlackRock)은 최근 약 1억 9,200만 달러 가치의 2,201BTC와 약 2,200만 달러 규모의 7,557ETH를 코인베이스 프라임(Coinbase Prime)으로 이체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아캄(Arkham)의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 이번 이체 자산의 총가치는 2억 1,400만 달러를 상회하며 블랙록 관련 지갑에서 거래소로 직접 전송되었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총 2억 7,588만 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특히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IBIT에서만 1억 9,261만 달러가 빠져나갔으며 이더리움 현물 ETF 역시 같은 날 3,870만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하며 시장의 차가운 시선을 반영했다. 블랙록의 이더리움 현물 ETF인 ETHA의 유출액은 2,212만 달러에 달했다.
투자 심리 위축은 단기적인 현상을 넘어 주간 단위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가상자산 상장지수상품 전반에서 지난 한 주 동안만 총 4억 4,600만 달러의 순유출이 기록되었으며 이는 4분기 초에 나타난 시장 하락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말시장에서는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 최근 금리 인하에 이어 내년 추가 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다시 부각됐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는 현금과 채권의 매력을 낮추고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을 촉진해 가상자산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수급 환경도 비트코인에 우호적이지 않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알려진 스트래티지가 최근 추가 매입을 멈춘 가운데, 5월 이후 7개월 연속으로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누적 41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여기에 채굴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보유 물량을 시장에 내놓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암호화폐 매도 압력은 미국 뉴욕증시 거래시간에 특히 집중됐다. 코인베이스(Coinbase)와 바이낸스(Binance) 간 비트코인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코인베이스 프리미엄(Coinbase Premium)’은 12월 내내 음수 상태를 지속했다. 이는 미국 사용자들의 매수세가 약하다는 신호다. 암호화폐 분석가 테드 필로우스(Ted Pillows)는 “현재 미국이 최대 매도자이며, 아시아가 주요 매수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미국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비트코인 랠리가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일각에선 ETF에서 자금이 빠진다고 해서 불마켓이 끝났다고 보긴 이르다고 지적한다. 통상적으로 비트코인 가격 회복 → 자금 유출 둔화 → 순유입 전환 순으로 흐름이 진행된다. 현재는 유동성이 줄어든 상태지만, ‘망가진’ 시장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11월 초 이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모두 30일 평균 ETF 순유입이 계속 음수를 기록 중이다.
아크인베스트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올해는 관세와 미국 정부 셧다운, 금리 불확실성 등 악재로 시장이 타격을 받았지만,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거시경제 안정으로 코인시장이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우드 CEO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사라지면 금값은 급락하고 비트코인이 내년에 금을 능가할 것"이라며 "현재 기관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발만 담근 수준이라 자금 유입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코인 시장 진입 채비를 하고 있는 JP모건도 비트코인이 내년 역대 최고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향후 6~12개월 간 비트코인이 84% 상승해 17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미국 상원의원 데이비드 맥코믹이 암호화폐 규제를 담당하는 상임위원회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비트코인(BTC) 관련 투자를 단행해 이해 상충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거래가 11월 말의 특정 기간에 집중되었으나 이에 대한 공시가 크리스마스 다음 날에야 이루어지면서, 규제 권한을 가진 정치인의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맥코믹 의원은 최근 재무 공개를 통해 비트와이즈 비트코인 ETF(BITB)를 다수 매입한 사실을 신고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최대 20만 달러에 달하며, 모든 거래는 11월 24일부터 11월 28일 사이의 좁은 기간 내에 체결되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 배경으로 중국의 강화된 비트코인 채굴 규제를 지목하는 분석이 나왔다.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 분석가 ‘미스터 크립토 웨일(Mr. Crypto Whale)’은 “최근 비트코인 하락은 수요 둔화가 아닌 중국발 공급 충격”이라며 “중국 내 채굴 활동이 다시 한 번 급격히 위축됐다”고 밝혔다.미스터 크립토 웨일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12월 들어 신장(新疆) 지역을 중심으로 비트코인 채굴 단속을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채굴장이 가동을 멈추며 약 40만 대의 채굴기가 단기간에 오프라인 상태로 전환된 것으로 전해졌다.친암호화폐 인사인 마이크 셀리그(Mike Selig)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 CFTC) 수장으로 취임하며 규제 중심의 기조를 탈피하고 미국을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의 심장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