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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왜 다시 그린란드인가…가능성 있는 시나리오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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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왜 다시 그린란드인가…가능성 있는 시나리오 3가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다시 “미국은 그린란드를 가져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면서 덴마크령인 이 북극 섬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들며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통제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경로와 그 현실성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 시각) 미국과 덴마크, 그린란드의 관계자·안보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그린란드를 둘러싸고 검토할 수 있는 선택지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 현상 유지 속 통제 강화…미군 존재 확대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면서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안이다. 덴마크와 미국은 1951년 체결한 방위협정을 통해 그린란드 내 미군 주둔을 허용해 왔고, 현재 미국은 피투피크 우주기지에 200명 미만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는 이미 미국 측에 공군기지나 해군기지 추가 설치 등 군사적 존재 확대를 여러 차례 제안해 왔다. 다만 미국 정부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 방안을 실질적 목표라기보다 ‘차선책’ 또는 협상용 카드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덴마크 왕립국방대학 산하 북극안보연구센터의 요나스 라베크 클레멘센 센터장은 “덴마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체면을 세워줄 출구를 제공하고 싶어 한다”면서 “정치적 주권은 유지하되 안보 통제는 강화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 그린란드 독립 이후 자유연합협정(COFA)


두 번째 시나리오는 그린란드가 덴마크에서 독립한 뒤 미국과 자유연합협정(COFA)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COFA는 미국이 팔라우·마셜제도·미크로네시아와 맺고 있는 협정으로 미국이 군사적 통제권을 갖는 대신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구조다.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는 이 방안이 점점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활동했던 알렉산더 그레이 전 국장은 “독립한 그린란드는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고, 결국 러시아나 중국의 영향권에 들어갈 위험이 있다”면서 “미국의 안보 우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여론은 복잡하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린란드 주민 다수는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에는 찬성하지만 미국 편입에는 80% 이상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OFA 역시 ‘또 다른 종속 관계’라는 인식이 강하다. 현재 덴마크가 매년 제공하는 보조금은 7억 달러(약 1조140억 원)에 이르러 미국이 이를 대체하려면 상당한 재정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 최악의 시나리오…미국의 병합 가능성


가장 극단적인 선택지는 미국이 군사력이나 강압을 통해 그린란드를 병합하는 시나리오다. 덴마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군사적으로는 실행이 어렵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린란드에는 덴마크 병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적 파장은 막대하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장악할 경우 나토 체제 자체가 사실상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 시나리오를 실행 계획이라기보다 압박 수단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한다. 공개적인 병합 발언을 통해 덴마크와 그린란드가 미국의 요구를 더 수용하도록 몰아가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 “영토가 아닌 통제”…트럼프의 진짜 목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된 발언을 단순한 돌출 발언이나 허풍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목표는 영토 소유 그 자체가 아니라 안보·자원·중국 견제를 포함한 전략적 통제권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실적으로는 미군 주둔 확대나 COFA와 같은 간접 통제 방식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그러나 그린란드 내부의 독립 열망과 미국 편입에 대한 거부감이 동시에 존재하는 만큼 미국의 계산이 그대로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FT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