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코로나 보복 소송전, 트럼프·시진핑 외교의 새로운 시험대

글로벌이코노믹

코로나 보복 소송전, 트럼프·시진핑 외교의 새로운 시험대

美 미주리·미시시피주, 중국 상대 500억 달러 승소 판결... 베이징은 보복 소송으로 맞대응
트럼프 4월 방중 앞두고 대형 악재 부상... 국무부, 무역 긴장 우려해 거리두기
미주리 주 법무장관 캐서린 해너웨이는 중국 소송을 '유죄 인정'이라고 표현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미주리 주 법무장관 캐서린 해너웨이는 중국 소송을 '유죄 인정'이라고 표현했다.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과의 무역 관계 안정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미국 내 두 개 주가 제기한 코로나19 관련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이 미·중 외교 관계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했다.

1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팬데믹 초기 대응 책임을 묻는 미국 연방법원의 판결액이 총 500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양국 간 법적·외교적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500억 달러의 '기본 판결'... 시장 행위인가 주권 행위인가


이번 분쟁의 핵심은 중국 정부가 팬데믹 초기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PPE)를 고의로 매집해 미국에 경제적 피해를 주었는지 여부다.

지난 3월 연방법원은 중국의 PPE 비축을 주권 행위가 아닌 시장 내 상업적 행위로 판단, 미주리주에 240억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1월에는 미시시피 연방법원이 독점금지 및 소비자 보호법 위반을 근거로 250억 달러 규모의 판결을 내렸다.

중국 측은 이번 소송을 정치적 조작이라며 재판 참여를 전면 거부했고, 이에 따라 미국 법원은 피고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는 기본 판결(Default Judgment)을 확정했다.

베이징의 반격: 505억 달러 규모 '보복 소송'과 자산 압류 위협


중국의 대응은 신속하고 강경했다. 우한 중급인민법원은 최근 중국 정부가 미주리주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을 수용했다.

중국은 미주리의 소송이 국가 명예를 훼손했다며 505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소송을 주도한 전·현직 법무장관의 개인 자산 압류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 류펑위 대변인은 "전염병 예방 조치는 국가 주권의 영역"이라며 "미국 측은 실수를 바로잡고 이른바 기본 판결을 철회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집행 면책'의 벽... 실제 돈 받아낼 가능성은 희박


법률 전문가들은 주 정부들이 승소 판결을 받아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중국으로부터 돈을 받아낼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분석한다.

국제법상 집행 면책(Execution Immunity) 원칙에 따라, 외국 정부의 자산은 해당 소송의 원인이 된 상업 활동과 직접 관련된 경우가 아니면 압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지 워싱턴 대학교의 윌리엄 도지 교수는 미주리주 내 중국 기업인 스미스필드 푸드의 농경지를 압류하려는 시도에 대해 "해당 토지가 PPE 매집에 직접 사용된 것이 아니라면 면책 특권이 유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4월 트럼프 방중 앞둔 국무부의 고민


이번 소송전은 2026년 4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정상회담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부산 및 서울에서 열린 회담을 통해 대중 무역 전쟁의 휴전을 이끌어내려 노력해왔으나, 지방 주 정부의 돌발 소송이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미 국무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을 피하며 최대한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판결문이 외교 경로를 통해 베이징에 전달되기 시작하면 중국의 보복 수위가 중국 내 미국 기업 자산 압류로까지 번질 수 있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