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방위산업체들에 신규 공장 투자 확대를 요구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배당과 자사주 매입, 경영진 보수를 제한하겠다는 행정명령을 내리자 업계와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서명한 행정명령을 통해 방산업체들이 생산능력 확충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을 경우 주주환원과 임원 보수에 제약을 가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성과 평가 기준과 제재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제시하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배당·자사주 매입 제한 경고…“채찍만 남을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 의회에 2027년 국방예산을 현재보다 50% 늘린 1조5000억 달러(약 2188조5000억 원)로 확대해줄 것을 요구했다. 주주환원 제한 가능성과 동시에 대규모 예산 증액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방산업계는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방산 프로그램의 지연과 예산 초과를 반복적으로 비판해왔고 국방부 조달 시스템 개혁과 비용 통제를 핵심 과제로 내세워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사일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일부 업체들이 자체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해왔다.
◇ “과도한 보수” 지적…연봉 500만달러 상한 언급
트럼프 대통령은 방산업체 경영진의 보수를 “과도하고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비판하며 신규 생산시설이 구축될 때까지 연봉을 500만 달러(약 72억9500만 원) 수준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제프리스 분석에 따르면 2023~2024년 동안 주요 방산업체들은 주주들에게 약 500억 달러(약 72조9500억 원)를 환원한 반면, 재투자 금액은 390억 달러(약 56조9010억 원)에 그쳤다. 다만 RTX나 보잉처럼 방산 외 민간 사업 비중이 큰 기업들도 포함돼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RTX의 방산 부문인 레이시온은 생산시설 투자 부족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적을 받았지만 이후 국방예산 증액 기대가 부각되며 주가는 반등했다.
◇ 장기 계약 확대 신호…압박과 유인 병행
트럼프 행정부는 압박과 함께 장기 계약 확대를 통한 유인책도 시사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록히드마틴과 패트리엇 미사일을 7년간 생산하는 기본 합의를 체결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검증된 무기체계에 대해 더 크고 장기적인 계약을 제공해 기업들이 생산기반 확대에 자신 있게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산업기반센터를 이끄는 제리 맥긴 소장은 “행정부 역시 방산업체들이 장기 투자를 결정하려면 안정적인 수요 신호와 적절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행정명령이 주주환원 제한을 실제로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한다. 제프리스의 실라 카야오글루 애널리스트는 “세부 기준은 빠져 있지만, 계약 성과와 자본환원을 연계하겠다는 강한 메시지는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의 크리스틴 리와그 애널리스트는 “주주환원은 미국 방산주 투자 논리의 핵심”이라며 “제한이 가해질 경우 투자 매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간 1조5000억 달러(약 2188조5000억 원)에 달할 수 있는 국방예산이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