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고용보고서 예상밖 강세
이미지 확대보기베센트 장관의 발언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달러당 원화 가치는 오후 들어 다시 1470원대로 다시 내려앉으며 장 초반의 상승분을 반납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1480원대 환율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발언했고, 오후에는 재경부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이 “현재 환율은 과열된 수요가 주도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내내 외환당국 관계자들이 이 같은 개입성 발언을 이어갔지만 시장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원화 약세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초 들어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투자 열기도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1~14일 미국 주식을 22억3900만달러(약 3조3000억원) 순매수했다. 보험료 납입과 지급이 모두 달러로 이뤄지는 달러보험 판매가 급증하고, 달러예금 잔액도 불과 일주일 새 1조원씩 늘어나는 등 국내 투자자들의 ‘달러 사재기’ 열풍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다급해진 정부는 이날 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거시건전성 조치를 추가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은행 외화부채 부담금이나 선물환 포지션 한도 설정 등이 활용된 바 있다. 금융기관에 대한 조치는 수수료 인상 등으로 개인 거래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당장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만한 조치는 아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이를 두고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은 지난해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 배경으로는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계획이 꼽힌다.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원화 가치 약세가 심화할 경우 연 최대 200억 달러 규모로 정한 대미 투자 금액의 조정을 미국에 요청할 수 있다. 한국의 대미 투자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에 원화 약세는 미국에도 부담이다.
실제로 베센트 장관의 발언 한마디에 달러당 원화 가치는 역외 시장에서 10원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주간 거래에서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지난 8일 원화 가치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던 당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구두개입에 나섰음에도 원화 약세 흐름을 멈추지 못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부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최 관리관은 “달러 공급은 충분해 당장 통화스와프를 해야 할 상황이라고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장에 1,467원 안팎으로 진입한 달러-원 환율은 미국의 주간 고용지표에 상방 압력을 받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19만8천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20만7천건) 대비 9천건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21만5천건)는 하회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원 환율은 1,470.5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후 엔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자 소폭 내리며 1,469원대에서 마무리됐다. 오전 2시 20분께 달러-엔 환율은 158.450엔, 유로-달러 환율은 1.16070달러에 거래됐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6.9620위안에서 움직였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26.98원을 나타냈고, 위안-원 환율은 210.80원에 거래됐다. 이날 전체로 달러-원 환율 장중 고점은 1,473.40원, 저점은 1,464.80원으로, 변동 폭은 8.60원을 기록했다. 총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140억3200만달러로 집계됐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