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계 경제 불안 1위는 의료비... 식비·주거비 걱정 앞질러
5년 새 보험료 26%↑, 연 2만 7000달러 육박... 보조금 중단 여파로 '지갑' 비상
유권자 75% "투표 시 최우선 고려"... 민주·공화 표심 잡기 총력전
5년 새 보험료 26%↑, 연 2만 7000달러 육박... 보조금 중단 여파로 '지갑' 비상
유권자 75% "투표 시 최우선 고려"... 민주·공화 표심 잡기 총력전
이미지 확대보기식비·주거비 제친 의료비 불안... 미국인 32% "매우 걱정“
미국 가정의 경제적 고통 지수가 먹거리와 집세가 아닌 의료비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비영리 보건정책기구인 KFF가 지난 29일(현지시각)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성인의 32%가 의료비 청구서를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았다.
이는 식비(24%)나 임대료·주택담보대출 상환(23%)에 따르는 우려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경향은 단순한 경제적 부담을 넘어 정치적 파급력으로 번지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유권자 약 75%는 이번 11월 선거에서 의료비 문제가 투표 향방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KFF 애슐리 커징어 여론조사팀장은 "그동안 보건 이슈는 선거에서 차순위 과제로 여겨졌으나, 올해는 의료비 감당 능력이 유권자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족 보험료 연 3800만 원 시대... 5년 사이 26% 치솟아
미국인이 체감하는 의료비 위기는 실제 수치로도 확인된다. KFF가 별도로 진행한 조사에서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한 4인 가족 기준 연간 평균 보험료는 지난 5년간 26% 올라 2만7000달러(약 3800만 원)에 이르렀다.
기업이 비용의 약 75%인 2만 달러를 부담하더라도 노동자는 매년 7000달러(약 1000만 원)를 직접 내야 한다. 여기에 환자가 병원을 이용할 때 전액 부담해야 하는 본인 부담금(Deductible) 한도까지 오르면서 실제 지출은 더 가파르게 늘었다.
의료비 부담이 커진 배경으로는 정치권의 갈등이 꼽힌다. 지난해 연방정부 폐쇄 사태까지 불렀던 건강보험개혁법(ACA) 보조금 연장 논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수백만 명의 가입자가 혜택 중단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우위 속 트럼프의 '약값 억제' 추격... 정치권 불신은 여전
정치적 신뢰도 면에서는 민주당이 앞서는 모양새다. 이번 조사에서 의료 이슈를 어느 정당이 더 잘 다룰 것 같으냐는 질문에 민주당은 공화당을 13%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응답자 과반(56%)은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가 ACA 보조금 연장을 거절한 것을 두고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처방 약값 억제 문제만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덕분에 양당의 지지율이 팽팽하게 맞선다.
그러나 정치권 전체를 향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파라곤 보건연구소 브라이언 블래즈 소장은 "의료비가 가계 경제를 무너뜨리고 연방 적자를 키운다"며 "효율성 없는 의료기관을 보호하는 규제와 정부 보조금을 없애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문에 참여한 유권자 4명 중 1명은 의료비 문제를 해결할 주체로 민주당과 공화당 어느 쪽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해, 정치권의 실효성 있는 해법 제시가 시급한 처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