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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30년까지 '원전 1기급' 1GW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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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30년까지 '원전 1기급' 1GW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베이징시·국영기업 주도 '삼체 위성군' 12기 이미 발사...머스크 "5년 내 우주가 가장 저렴"
2035년 세계시장 55조9900억 원 전망...한국은 2027년 R&D 착수 목표
중국이 지상 데이터센터의 전력난과 냉각 문제를 우주에서 해결하려는 본격 행동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지상 데이터센터의 전력난과 냉각 문제를 우주에서 해결하려는 본격 행동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이 지상 데이터센터의 전력난과 냉각 문제를 우주에서 해결하려는 본격 행동에 나섰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는 지난 29(현지시각) 중국 국영 우주기업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이 오는 2030년까지 우주에 원자력발전소 1기 출력과 맞먹는 1기가와트(GW)급 인공지능(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구상 발표를 앞지르며 우주 인프라 경쟁에서 앞서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이미 궤도 데이터센터 실증 단계 진입


중국은 구상 단계를 넘어 실행 단계에 진입했다. 중국 민간기업 아다스페이스(ADA Space)는 지난해 514일 네이멍구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삼체 연산 위성군' 프로젝트의 첫 위성 12기를 발사했다. 저장연구소와 협력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최종적으로 2800기 위성을 우주에 배치해 초당 100경 번의 연산이 가능한 '엑사급'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각 위성에는 초당 744조 회 연산 능력을 갖춘 AI 칩과 80억 개 매개변수 AI 모델이 탑재됐다. 위성 간 레이저 통신으로 최대 초당 100기가비트(Gbps) 속도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중국항공우주과학기술공사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위성이 수집한 원본 데이터 1.1테라바이트(TB)를 우주에서 직접 처리해 필요 정보만 압축한 뒤 지상으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전송 시간을 기존 90분에서 12분으로 단축했다.

베이징시는 한발 더 나아갔다. 베이징시 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관내 24개 우주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구 상공 700~800킬로미터(km) 궤도에 1GW급 중앙집중식 우주 데이터센터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3단계에 걸쳐 진행되며 2035년까지 메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머스크·구글·베이조스, 우주 인프라 경쟁 가세


미국 실리콘밸리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5년 안에 우주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차세대 스타링크 V3 위성을 레이저 통신 기반으로 연결해 궤도형 AI 클러스터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12월 최고재무책임자(CFO) 주주 서한을 통해 올해 기업공개(IPO)로 마련한 자금을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지난해 11'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를 공개하며 자체 AI 칩 텐서프로세싱유닛(TPU)을 탑재한 위성 81기를 띄워 우주에서 직접 기계학습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는 지난해 11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탑재한 소형 위성을 발사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블루오리진을 통해 "10~20년 후 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우주에서 운영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초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테라웨이브' 위성군을 오는 20274분기부터 배치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력·냉각 문제 해결...2035559900억 원 시장 전망


시장 참여자들이 우주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지상 데이터센터의 구조 한계가 자리한다. 김승조 서울대 명예교수(스페이스D CEO)는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우주 융복합기술 포럼'에서 "우주는 태양의 무한한 에너지를 받을 수 있고, 냉각은 심우주의 극저온 환경을 활용할 수 있어 비용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 데이터센터의 태양광 에너지 효율은 지상보다 약 2배 높다. 기상이나 밤낮 변화 영향 없이 24시간 가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력 생산량도 지상이 시간당 약 35와트(Wh)일 때 우주는 약 430Wh를 생산한다. 우주 배경 복사 온도가 영하 270도에 이르러 냉각 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케츠는 세계 궤도 데이터센터 시장이 2035년까지 390억 달러(559900억 원) 규모로 성장하고 향후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67.4%에 이를 것으로 본다.

다만 진공 상태에서의 냉각 효율 확보와 고에너지 방사선에 의한 반도체 손상 방지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꼽힌다. 김승조 교수는 "아주 빠른 속도의 엔비디아 GPU가 방사선에 취약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강력한 방사능이 지나가면서 메모리나 CPU, GPU 계산 결과를 조금씩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우주항공청은 올해 상반기 우주 데이터센터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사업 기획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우주청 관계자는 지난해 11"해외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려면 2027년에는 R&D에 들어가 2030년 이전에 실증용 위성을 발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우주 데이터센터가 당장 지상을 대체하기보다는 국방, 기상, 재난 관리 등 초고속 실시간 처리가 필요한 특수 영역부터 단계로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