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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전기차 시장 주춤에 中 영향력 확대…“글로벌 자동차 시장 주도권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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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전기차 시장 주춤에 中 영향력 확대…“글로벌 자동차 시장 주도권 흔들린다”

비야디 씰과 테슬라 모델3.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비야디 씰과 테슬라 모델3. 사진=각사

미국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전략에서 속도를 늦추는 사이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이 내연기관차 중심으로 전략을 재조정하는 동안 중국은 전기차를 앞세워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고 CNBC가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산업은 지난 2023년 이후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했고 전기차 모델을 중심으로 유럽과 남미 아시아 등지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정책 변화로 투자 규모를 줄이며 내연기관차와 대형 SUV 생산에 다시 무게를 싣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스텔란티스는 전기차 전략 축소를 포함한 사업 재편 과정에서 약 260억 달러(약 38조6400억 원)의 비용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안토니오 필로사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전환 속도를 과대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발표 직후 스텔란티스 주가는 하루 만에 20% 넘게 하락했다.

GM과 포드도 전기차 부문에서 수년간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축소와 기대에 못 미친 소비자 수요를 이유로 일부 전기차 모델을 취소하거나 생산 규모를 줄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을 개척한 테슬라도 압박을 받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는 지난해 유럽 전기차 판매에서 중국 비야디에 추월당했다. 테슬라는 최근 판매 부진을 겪어온 모델S와 모델X 생산을 중단하고 미국 공장을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에 활용하기로 했다.

머스크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로봇과 자율주행 택시 인공지능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이 테슬라의 가장 큰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 중국 업체들 글로벌 점유율 급증

중국 자동차 산업의 성장 배경으로는 정부 지원과 수직 계열화된 공급망 빠른 제품 개발 속도가 꼽힌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전기차 판매는 2020년 약 57만대에서 2025년 약 495만대로 급증했다. 중국 외 지역 판매도 같은 기간 3만대 미만에서 47만대 이상으로 늘었다.

반면 GM, 포드, 스텔란티스로 대표되는 미국 ‘빅3’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19년 21.4%에서 2025년 15.7%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비야디와 지리자동차 등 중국 주요 업체의 점유율은 3% 미만에서 11% 이상으로 확대됐다.

엘리자베스 크리어 미 자동차연구센터(CAR) CEO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위협은 전기차 자체보다 정부 지원과 공급망 통합 속도에 있다”며 “이같은 구조는 비용을 낮추고 시장 대응을 빠르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 미국 자동차 산업의 전략 변화


미국 자동차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의 부상은 장기적인 구조적 위험으로 평가된다. 미국자동차혁신연합(AAI)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자동차 및 배터리 업체의 미국 내 생산 진출을 막아야 한다고 의회와 행정부에 촉구했다.

존 보젤라 자동차혁신연합 CEO는 “중국발 경쟁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국가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폴 케이컵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열린 콘퍼런스에서 GM이 전기차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규제에 맞추기보다는 실제 수요에 맞춰 생산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드는 대형 전기차 전략을 접고 소형 전기차 플랫폼에 집중하고 있다. 짐 팔리 포드 CEO는 “다음 세대 전기차 경쟁 상대는 기존 글로벌 업체가 아니라 중국 기업”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시장 주도권 향방은


중국 업체들은 최근 캐나다와 유럽 남미 인도 멕시코 등 미국 업체들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데이터는 중국 전기차 판매가 2030년 약 650만대, 2035년에는 8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스테파니 브린리 S&P글로벌모빌리티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장은 성숙 단계에 있어 신규 업체의 진입은 기존 브랜드의 점유율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중국 업체가 얼마나 빠르게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