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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원가 이하 판매 금지” 초강수… 출혈 가격 전쟁 ‘종식’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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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원가 이하 판매 금지” 초강수… 출혈 가격 전쟁 ‘종식’ 선언

SAMR, 자동차 가격 지침 발표… 차량당 순손실 초래하는 파격 할인 엄금
전기차 구매세 감면 단계적 폐지와 맞물려 ‘수익성 위주’ 체질 개선 압박
2025년 12월 24일, 중국 북부 허베이성 스자좡에 위치한 체리 뉴에너지 자동차 스지자좡 지점에서 노동자들이 전기차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체리 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12월 24일, 중국 북부 허베이성 스자좡에 위치한 체리 뉴에너지 자동차 스지자좡 지점에서 노동자들이 전기차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체리 자동차
중국 정부가 자국 자동차 시장을 초토화한 ‘치킨 게임’ 식 가격 전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강력한 규제 칼날을 뽑아 들었다.

차량 한 대를 팔 때마다 적자를 보는 무리한 할인 판매를 전면 금지함으로써, 벼랑 끝에 몰린 자동차 제조사들의 수익성을 회복시키고 산업 생태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다.

1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규제관리총국(SAMR)은 새로운 ‘가격 지침’을 통해 자동차 제조사들이 신차 가격을 제조 원가 이하로 책정하는 행위를 법적으로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발표 즉시 발효되었다.

◇ “꼼수 할인 안 된다”… SAMR이 금지한 주요 전술


SAMR은 이번 지침에서 가격 전쟁을 주도해온 대표적인 꼼수 마케팅 사례들을 나열하며, 위반 시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성능이 향상된 신규 모델을 이전 저사양 모델과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여 사실상 가격을 인하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또한, 제조사가 제공하는 보조금이나 할인 혜택을 합산했을 때 최종 가격이 원가보다 낮아지는 판매 방식은 불가능해진다.

가격 인하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인보이스를 발행하지 않고 추가 차량을 제공하거나, 대량 구매 시 파격적인 비공식 할인을 주는 행위도 단속 대상이다.

단, 재고가 과도하게 쌓인 구형 모델에 대한 표준적인 청산 판매는 이번 규제에서 제외된다.

◇ 전기차 구매세 부활과 맞물린 ‘이중고’… 소비 위축 우려

이번 규제는 베이징 당국이 전기차 구매세 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시점과 맞물려 있어 시장에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까지 전액 면제(0%)되었던 전기차 구매세는 올해 5%가 부과되기 시작했다. 2028년에는 일반 차량과 동일한 10%로 복구될 예정이다.

상하이의 자동차 딜러들은 “소비자들이 세금 인상분을 제조사의 할인으로 메우길 기대했으나, 이번 지침으로 할인이 막히면서 구매 계획을 대거 취소하거나 더 저렴한 모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 "수익 없는 판매는 독"... 주요 제조사 실적 비상


중국 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차량 평균 가격은 17만 위안(약 2만 4,600달러)으로 전년 대비 7% 급감했다. 특히 전기차 가격은 2년 만에 12.5% 하락하며 16만 1,000위안까지 떨어졌다.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인 BYD조차 3분기 순이익이 32.6% 감소하는 등 출혈 경쟁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상장사인 리 오토(Li Auto)의 주가는 13일 홍콩 증시에서 규제 여파로 2.2% 하락했다.

무리한 가격 인하는 협력사 대급 지급 지연으로 이어졌으나, 정부의 독려로 주요 17개 조립업체의 평균 결제 기간이 54일로 대폭 단축되는 긍정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 산업 고도화를 위한 ‘체질 개선’의 시간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단순한 가격 통제를 넘어, 중국 자동차 산업이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오전 완저오 오토 영업 이사는 "정부는 제조사들이 수익성을 희생하며 무작정 판매량만 추구하는 관행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2026년 중국 자동차 시장은 정부의 보호 아래 가격이 안정화되는 대신, 브랜드 간의 진정한 기술력과 서비스 경쟁이 생존을 결정짓는 진검승부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