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인도 공장 2월 가동·아다니그룹 1000억 달러 투자…인도, AI·반도체 강국 도약
일본 라피더스 국비 2조 9000억 엔 투입, 2027년 2나노 양산 목표…30년 만의 반도체 부활
중국 이후 차세대 생산 허브로 인도·일본 동시 부상…공급망 다변화 속도 빨라진다
일본 라피더스 국비 2조 9000억 엔 투입, 2027년 2나노 양산 목표…30년 만의 반도체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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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마이크론 인도 공장 가동…'포스트 차이나' 첫 테이프 끊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이달 말 인도 구자라트주 사난드의 조립·테스트·마킹·패키징(ATMP) 시설 생산을 시작한다. 인도 최초의 상업 규모 반도체 생산거점이다. S. 크리슈난 인도 전자정보기술부(MeitY) 장관은 17일(현지시각) 뉴델리에서 열린 '인도 AI 임팩트 서밋 2026'에서 이 사실을 공식 확인하고 "인도가 반도체 제조 공급망의 일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AI 컴퓨팅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인도 정부는 현재까지 반도체 분야에서 10개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투자 규모는 1조 6000억 루피(약 25조 원)로, 반도체 생산공장(팹) 2곳과 패키징 시설 8곳이 포함돼 설계부터 패키징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구축을 목표로 한다. 2024년 3월 1037억 루피(약 1조 6500억 원) 예산으로 출범한 '인도AI 미션'을 통해서는 연구자, 중소기업, 학계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보조금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공동 컴퓨팅 시설에는 이미 3만 8000개 이상의 GPU가 등록됐다.
아다니 1000억 달러 베팅…구글·마이크로소프트도 줄줄이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은 "에너지와 컴퓨팅의 결합을 주도하는 국가가 다음 10년을 지배할 것"이라며 "인도가 그 중심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10월 인도 남동부 데이터센터에 150억 달러(약 21조 8000억 원)를, 마이크로소프트는 같은 해 12월 아시아 최대 규모인 175억 달러(약 25조 원)를 인도 클라우드·AI 인프라에 투자하기로 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직접 참석한 이번 서밋에는 엔비디아, 델 테크놀로지스, 딜로이트 등 글로벌 기업이 대거 몰렸고, 사전 등록자만 25만 명을 넘겼다. 한편 개막 첫날 모디 총리 경호 봉쇄로 수백 명의 참석자가 수 시간 동안 식수도 끊긴 채 발이 묶이는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본 라피더스, 국비 2조 엔 투입…2027년 2나노 양산 도전
일본도 반도체 재도약에 사활을 걸었다. 닛케이가 1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민간은 2022년 설립한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Rapidus)에 이미 2조 엔에 육박하는 국비를 투입했다. 경제산업성(経産省)은 2026~27 회계연도 추가로 1조 엔(약 9조 원)을 지원할 계획이며, 이를 포함한 총 국비 지원 규모는 2조 9000억 엔(약 27조 원)에 이른다. 30개 이상 민간 기업이 1600억 엔(약 1조 5000억 원) 이상을 출자하고, 3대 메가뱅크는 최대 2조 엔 융자 의사를 밝혔다. 라피더스가 목표로 하는 총 투자 규모는 7조 엔(약 66조 원)을 웃돈다.
라피더스는 홋카이도 치토세 공장에서 지난해 4월 2나노 시험 생산라인을 가동한 데 이어, 2027 회계연도 하반기 양산 개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 IBM과의 기술 협력으로 2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트랜지스터 시제품 제작도 완료했다. 닛케이는 일본 반도체 세계 점유율이 1980년대 후반 50%에서 현재 10% 아래로 쪼그라든 역사적 배경을 짚으며 "과거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기술·자본의 '일본 단독 주의'를 버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골드만삭스증권 재팬의 이마쓰 히데히로 사장은 "반도체 지원 자금 투입은 국가 간 경쟁의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경제성 판단을 유보하더라도 막대한 공적 자금을 계속 쏟아붓지 않으면 곧바로 패배하는 '전비(戰費)'와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도쿄대 마쓰노 데쓰로 비상근 강사는 "자국에서 부족한 첨단 기술은 유럽·미국에서 받아들이고 개발 자금도 함께 유치해 위험을 나누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며 라피더스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반도체 생산 지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 그려지고 있다. 인도는 단순 조립을 넘어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하고 있고, 일본은 30년 만의 반도체 강국 복귀를 국가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두 나라 모두 자국 데이터 주권과 경제안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시장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