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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 순이익 급감에 아이스크림·생수 사업 매각…커피·펫푸드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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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 순이익 급감에 아이스크림·생수 사업 매각…커피·펫푸드에 올인

2025년 순이익 17% 급감한 90억 스위스 프랑 기록…시장 기대치 밑돌아
하겐다즈 등 아이스크림 지분 매각 협상 및 산펠레그리노 포함 생수 사업 정리
커피·펫푸드·영양·스낵 등 4대 핵심 분야 집중해 매출 70% 창출 목표
네슬레는 앞으로  영양, 커피, 펫푸드, 식품 및 스낵 등 4대 분야에 모든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네슬레는 앞으로 영양, 커피, 펫푸드, 식품 및 스낵 등 4대 분야에 모든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식품 기업 네슬레(Nestlé)가 수익성이 낮은 아이스크림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생수 사업 비중을 대폭 줄이는 고강도 사업 재편에 나선다.

스페인 유력 매체 엘 코메르시오(El Comercio)가 지난 20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네슬레는 2025년 실적 발표 현장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구조 단순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실적 부진과 위생 논란을 극복하고, 커피와 반려동물 사료(펫푸드) 등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돈 안 되는 사업 뗀다”…아이스크림 매각 협상 막바지

네슬레는 지난 2016년부터 사모펀드 PAI 파트너스와 합작해 설립한 ‘프로네리(Froneri)’를 통해 막시본(Maxibon), 하겐다즈(Häagen-Dazs) 등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필립 나브라틸(Philipp Navratil) 네슬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해당 사업부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협상이 지난달부터 이미 막바지 단계(Advanced Negotiations)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생수 사업 또한 대대적인 정리에 들어간다. 네슬레는 비라드라우(Viladrau), 퓨어라이프(PureLife), 아쿠아렐(Aquarel)을 비롯해 프리미엄 브랜드인 페리에(Perrier)와 산펠레그리노(San Pellegrino)를 포함한 생수 부문의 매각을 추진한다.

생수 사업은 네슬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불과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네슬레는 오는 2027년까지 생수 사업 정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순이익 17% 급감에 ‘경영진 교체’ 강수…커피·펫푸드 집중


이처럼 공격적인 사업 재편의 배경에는 부진한 성적표가 자리 잡고 있다. 네슬레의 2025년 순이익은 90억 스위스 프랑(약 16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17% 급감한 수치이며,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이다.

특히 영유아용 조제분유의 세균 오염 가능성과 부이토니(Buitoni) 피자 위생 논란 등 잇따른 사고로 실추된 브랜드 신뢰도 역시 구조개혁의 속도를 높이는 원인이 됐다.

이에 네슬레는 지난해 말 사내 연애 금지 규정 위반으로 해임된 로랑 프레이즈(Laurent Freixe) 전 CEO의 뒤를 이어 필립 나브라틸 체제를 출범시키며 조직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브라틸 CEO는 앞으로 영양, 커피, 펫푸드, 식품 및 스낵 등 4대 분야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분야들은 네슬레 전체 매출의 70%를 책임지는 핵심 동력이다.

글로벌 식품 시장 지형 변화와 ‘초격차’ 경쟁 가속


네슬레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몸집을 줄이는 것을 넘어 글로벌 식품 시장의 점유율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네슬레가 빠져나간 아이스크림과 생수 시장은 새로운 인수 주체의 등장으로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해진 반면, 네슬레가 집중하기로 한 커피(네스프레소, 스타벅스 유통권)와 펫푸드(퓨리나) 분야에서는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벌리는 ‘초격차’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네슬레가 11억 유로(약 1조8700억 원)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영양 서비스 등 미래 먹거리 선점에 나설 것으로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저성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실추된 품질 신뢰도를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글로벌 1위 지위 유지를 위한 핵심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