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설비 대신 공간 덜 차지하는 '모듈형' 하역 시스템으로 시장 진입 장벽 허물어
단순 기계 공급사에서 'AI 시스템 통합 기업'으로 도약… 엔비디아 칩 탑재로 코딩 없이 제어
3D 기피 공정 로봇이 맡고 인간은 가치 창출에 집중… 사람과 로봇 공존하는 스마트 팩토리 표준 주도
단순 기계 공급사에서 'AI 시스템 통합 기업'으로 도약… 엔비디아 칩 탑재로 코딩 없이 제어
3D 기피 공정 로봇이 맡고 인간은 가치 창출에 집중… 사람과 로봇 공존하는 스마트 팩토리 표준 주도
이미지 확대보기두산로보틱스(Doosan Robotics)가 엔비디아(Nvidia)와 손잡고 산업 현장의 낡은 공식을 깨는 인공지능(AI) 하역 시스템을 선보이며, 글로벌 물류 자동화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두산로보틱스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대규모 자동화 대신 빠르고 유연한 '모듈형 협동로봇(Cobot)'을 내세워 만성 구인난을 타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초기 투자 확 줄인 '모듈형' 하역 로봇, 이틀이면 설치 끝
과거 물류와 제조 현장 자동화는 막대한 자본을 들이고 설치에 수년이 걸리는 대규모 사업으로 통했다. 하지만 최근 산업 현장에서는 기존 설비를 그대로 둔 채 반복하고 힘든 작업부터 우선 고치는 '소규모 시작(Small-Start)'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두산로보틱스는 "처음 로봇을 들여놓는 기업도 팰리타이징(적재) 시스템을 설치하고 교육하는 데 이틀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장에서 가장 빠르게 투자 대비 효과를 거두는 분야는 적재와 하역 공정이다. 규격화한 상자를 다루기 때문에 자동화 설계가 까다롭지 않고, 작업자의 육체 피로를 덜어주는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두산로보틱스의 P3020 협동로봇은 1분에 7회, 한 번에 최대 약 27kg(60파운드) 짐을 거뜬히 옮긴다. 한 시간 동안 약 1만1300kg(2만 5000파운드) 물량을 무리 없이 처리하는 셈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러한 모듈형 방식이 기업의 초기 투자 위험을 낮추고 생산성을 안정되게 끌어올린다고 평가한다.
코딩 장벽 허문 AI… "상자 옮겨" 말 한마디로 현장 지휘
그동안 많은 기업이 로봇 도입을 주저한 가장 큰 까닭은 비용보다 시스템 통합과 프로그래밍이 지닌 '복잡성' 때문이었다. 상자 크기나 위치가 바뀔 때마다 전문 엔지니어가 코드를 다시 짜야 하는 뚜렷한 한계가 현장 도입을 막아섰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달 열린 'CES 2026'에서 인공지능 분야 최고 혁신상을 받은 AI 하역 솔루션으로 이 문제를 풀어냈다. 엔비디아의 '큐모션(cuMotion)'과 '젯슨 토어(Jetson Thor)' 플랫폼을 품은 이 시스템은 작업자가 일상의 언어로 지시를 내리면 로봇이 알아서 판단해 움직인다.
복잡한 좌표 입력이나 코딩 없이 "어떤 상자를 어디로 옮기라"는 명령만으로 작업 환경 변화에 곧바로 대응한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로봇이 단순한 기계에서 작업자 의도를 살피는 '동료'로 진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복잡한 기술 장벽을 없애면서, 전문 인력을 두기 어려운 중소규모 기업도 쉽게 AI 자동화를 현장에 끌어들일 튼튼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일자리 뺏는 경쟁자 아닌 공존 파트너… "사람 중심 자동화"가 새 표준
기계가 사람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는 산업계의 오랜 논쟁거리다. 현장 상황은 예상과 사뭇 다르게 흘러간다. 로봇이 기피 공정인 위험하고 고된 작업을 도맡으며, 기존 작업자들은 품질 관리나 공정 최적화 같은 더 값어치 있는 역할로 자리를 옮긴다.
전문가들은 로봇과 사람의 관계가 일자리를 두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나눠 함께 살아가는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심각한 구인난 속에서 협동로봇은 공장과 창고 가동을 멈추지 않게 돕는 필수 도구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다가올 자동화 시대는 몸집이 크고 빠른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과 얼마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지가 성패를 가른다는 것이 증권가와 산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AI는 단순한 인지 도구를 넘어 상황을 파악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핵심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외 제조와 물류 현장 안팎에서는 두산로보틱스의 행보가 보여주듯, 기술 전문가가 아닌 현장 작업자가 로봇을 직접 통제하고 부리는 '사람 중심 자동화'가 전 세계 산업의 확고한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