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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 전쟁, 마무리 수순 들어서…푸틴, 트럼프 상대로 협상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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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 전쟁, 마무리 수순 들어서…푸틴, 트럼프 상대로 협상 게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전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면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협상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 4주년을 앞두고 최근 FT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대 분쟁의 마무리 수순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확고한 서방의 안보 보장이 없다면 모스크바가 휴전을 이용해 병력을 재정비한 뒤 다시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문제와 관련해 “날짜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50년 동안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가로막는 상황을 다음 세대가 겪게 해서는 안 된다”며 2027년과 같이 구체적인 가입 시점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접촉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의 협상력을 약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인들은 게임을 하고 있다. 트럼프와 전 세계를 상대로 게임을 하고 있다”며 “푸틴은 자신이 설득력 있어 보이고 신뢰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나쁜 배우”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달 초 러시아가 미국과 최대 12조 달러(약 1경7328조 원)에 이르는 경제 협력 패키지를 제안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정보기관 보고를 인용해 이 제안에 러시아 점령지의 천연자원 개발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관한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일시 휴전을 이용해 공세를 준비할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궤변이자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러시아는 매달 4만명을 동원하면서 3만5000명을 잃고 있다”며 “휴식은 우리 못지않게 그들에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휴전을 원한다”면서도 “우리는 일시적 중단이 아니라 전쟁의 종식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5년 러시아의 전선 공세가 “점령한 1km당 평균 167명의 사상자를 내는 대가”를 치렀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군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운영하는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의 무단 사용을 차단한 조치가 남동부 전선의 최근 진전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 협상이 휴전의 순서, 영토 통제, 안보 보장 문제를 둘러싸고 난항을 겪고 있다며 “어떠한 교전 중단도 서방 파트너의 구속력 있는 안보 약속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자신에게 동부 돈바스 지역을 넘기면 푸틴이 전쟁을 멈출 것이라고 믿는 것은 근시안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러시아다. 그들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 동맹국들에 우크라이나 내 무기 생산에 대한 자금 지원과 기술 이전을 요청했다. 그는 자국이 러시아 방공망을 뚫을 수 있는 신형 미사일의 대량 생산에 근접했다고 주장했고, 우크라이나산 FP-5 ‘플라밍고’ 순항미사일이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의 주요 미사일 생산 공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키이우에 양보를 압박하는 강도가 모스크바에 대한 압박보다 크다고 지적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이 러시아를 압박해 푸틴을 멈추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시민과 군대, 우리의 생산 능력에 의존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구속력 있는 안보 보장 없는 휴전은 “큰 위험”을 수반한다며 “전쟁은 다시 시작될 수 있고 휴전은 붕괴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