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충돌로 뒤흔들린 지정학적 체스판… 중국의 ‘계산기’는 더 복잡해졌다
에너지 안보 위기와 대만 카드의 재구조화… 트럼프의 ‘힘에 의한 외교’에 맞설 베이징의 선택
에너지 안보 위기와 대만 카드의 재구조화… 트럼프의 ‘힘에 의한 외교’에 맞설 베이징의 선택
이미지 확대보기특히 이번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을 불과 4주 앞두고 발생해, 중국 지도부에게 건국 이래 가장 난해한 ‘어려운 계산’을 강요하고 있다.
단순히 우방을 잃는 차원을 넘어 에너지 공급망, 대만 정책, 그리고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서의 리더십까지 모든 것이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고 2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 침묵하는 중국의 속내: ‘신뢰할 수 없는 미국’과 정상회담의 운명
이란의 주권 침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중대한 침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으나, 그 이면의 분노와 당혹감은 상당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공격을 두고 “미국과의 대화는 평화적 해결책이 아니라 군사 공격 재개를 위한 전술적 휴지기일 뿐”이라며 미국의 외교적 신뢰성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러한 기류는 4주 뒤로 예정된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까지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페이 민신 클레어몬트 맥케나대 교수는 “중국 엘리트들 사이에서 미국은 결코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중국이 미국의 보복 조치를 피하기 위해 설정했던 ‘휴전’ 상태를 유지하고자 굴욕을 참고 회담장에 나갈 것이라는 분석도 팽팽하다.
◇ 에너지 공급망의 붕괴: 이란산 ‘할인 배럴’의 상실과 경제적 타격
중국에게 이란은 단순한 우방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중국은 이란 석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는 이란으로부터 막대한 양의 원유를 파격적인 할인 가격에 들여와 국내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왔다. 양국은 2021년 4,000억 달러 규모의 25년 전략적 협력 협정까지 체결한 상태다.
이란 정권이 붕괴하거나 친서방 성향의 정부가 들어설 경우, 중국이 수십 년간 공들여온 중동 내 ‘저비용 에너지 교두보’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 대만 카드의 재구성: 트럼프의 ‘강요된 선물’인가, 베이징의 ‘시간 벌기’인가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대만 문제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130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를 전격 지연시킨 것을 두고 해석이 갈린다.
공습 전까지만 해도 이는 시진핑에 대한 ‘양보’처럼 보였으나, 이란을 초토화한 지금 이는 트럼프가 쥐고 흔드는 ‘강력한 협상 카드’로 재구성되었다.
지네브 리부아 허드슨 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는 베이징에 들어가 ‘방금 네 파트너(이란)의 방공망을 무너뜨렸지만, 대만에 대해서는 자제하고 있다. 이 자제가 너에게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말해보라’고 압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미국의 중동 자원 투입이 대만 침공을 늦추는 효과를 가져오는 동시에, 트럼프에게는 중국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한 강력한 지렛대를 제공한 셈이다.
◇ 글로벌 사우스에서의 명분과 실리 사이의 딜레마
이번 사태는 중국의 ‘제한된 기동력’을 여실히 드러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에 대한 미국의 압박과 파나마 운하 내 중국 자본 축출 등 트럼프의 ‘되찾기’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중국은 군사적 대응 대신 미지근한 수사적 지원에 그치고 있다.
아흐메드 아부두 채텀하우스 연구원은 “중국의 무대응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게 베이징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은 자신이 미국에 군사적으로 맞설 수 없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미국에 대한 원한이 깊어진 이란을 더욱 자신들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향후 중국의 행보: 러시아와의 결속과 ‘자산 방어’ 집중
시진핑 주석은 향후 몇 주간 ‘전략적 인내’와 ‘러시아와의 밀착’이라는 두 갈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왕이 외교부장과 러시아 외교장관의 긴급 통화에서 보듯, 베이징은 유일하게 남은 강력한 파트너인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화해 미국의 패권주의에 맞서는 전선을 형성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란의 붕괴가 현실화될 경우 시진핑의 선택지는 극도로 좁아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미국의 군사력에 의해 재편되고 걸프 지역 자본이 주도하는 새로운 중동 질서가 수립된다면, 중국은 수십 년간 투자한 인프라와 자원 접근권을 모두 잃게 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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