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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업들 “불법 판결 관세 환급 못 받아”…트럼프 행정부, 1500억달러 관세 수입 유지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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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업들 “불법 판결 관세 환급 못 받아”…트럼프 행정부, 1500억달러 관세 수입 유지 시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대법원 청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DC의 연방대법원 청사.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대법원이 불법이라고 판결한 관세에 대해 기업들의 환급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 1500억 달러(약 216조7500억 원)에 달하는 관세 수입을 유지하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기업들과의 법적 분쟁이 확대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기업들이 제출한 관세 환급 신청을 잇따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했던 조치다.

그러나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이미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기 위한 절차에 나섰다.

◇ 기업들 환급 신청 잇따라 제출


수입 업체들은 미국 세관에 수입 물품 정보와 관세 코드를 제출하고 예상 관세를 먼저 납부한다. 이후 세관은 약 314일 뒤 관세 금액을 확정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기업들은 ‘사후 요약 수정’이라는 절차를 통해 신고 내용을 수정하고 아직 확정되지 않은 관세 항목을 변경할 수 있다.

대법원 판결 이후 많은 기업들이 이 절차를 통해 IEEPA 관세 코드를 삭제하고 환급을 받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세관은 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이미 관세가 확정된 경우 기업들이 제기한 이의 신청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1500억 달러 관세 수입 유지하려는 정부

이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IEEPA 관세로 걷은 약 1500억 달러의 수입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전략과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관세 수입을 세금 환급과 국가 부채 축소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대법원 판결 이후 환급 절차가 “몇 주, 몇 달, 몇 년까지도 길어질 수 있다”며 “미국 국민이 실제로 환급금을 보게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환급 문제 해결이 정부의 역할이 아닐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환급 문제는 민간 당사자들이 해결할 것”이라며 소기업들에게 “대기업들이 소송을 통해 해결하는 과정을 지켜보라”며 이같이 밝혔다.

◇ 기업·변호사들 “전례 없는 불확실성”


통상전문 변호사들은 현재의 상황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테드 머피 시들리 오스틴 변호사는 “IEEPA 관세를 납부한 기업들은 환급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실제 환급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아무도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스캐든 로펌의 브룩스 앨런 파트너도 “수입업체들이 관세 환급을 둘러싼 전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일부 변호사들은 기업들에게 세관 절차와 별도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을 권하고 있다.

◇ 관세 환급 분쟁 국제무역법원으로 확대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도 관세 환급 문제와 관련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론 바크리스 코스트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환급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환급이 실제로 이뤄질지, 언제 받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세관은 법원 제출 문서에서 관세 환급 절차를 변경하는 작업이 “전례 없는 규모와 범위의 작업”이라며 현재 시스템으로는 이를 처리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세관이 이미 자동화된 환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한다.

샌들러 트래비스 앤드 로젠버그 로펌의 데이비드 코언 파트너는 “규모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관세 환급 절차 자체는 평소에도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세관이 기업 관세를 확정할 때 IEEPA 관세를 포함하지 말라는 첫 명령을 지난 5일 내렸다. 이 결정이 최종 확정될 경우 정부는 대다수 관세를 환급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부가 항소할 것으로 예상돼 실제 환급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