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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 안보 위해 ‘AI 에이전트’ 사용 통제… 글로벌 테크 전쟁터 된 ‘데이터 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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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 안보 위해 ‘AI 에이전트’ 사용 통제… 글로벌 테크 전쟁터 된 ‘데이터 주권’

‘자율성’ 무기로 확산하던 오픈클로, 보안 이슈에 국유은행·기관서 퇴출
“제 불능 AI는 안보 위협” 알고리즘 실명제·사전 심사 등 규제 장벽 강화
미니맥스·텐센트 등 AI 관련주 ‘급격한 하방 압력’… 플랫폼 권력 재편 신호탄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중국 베이징 공업정보화부 청사에서 리러청 공업정보화부 부장과 면담을 갖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10.16.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중국 베이징 공업정보화부 청사에서 리러청 공업정보화부 부장과 면담을 갖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10.16.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AI’ 시대를 맞이한 중국이 기술 혁신의 속도보다 ‘국가 안보’의 빗장을 먼저 걸어 잠갔다.

블룸버그통신(Bloomberg News) 등 주요 외신이 지난 11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국유은행과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오픈클로(OpenClaw)’를 비롯한 에이전트 AI 소프트웨어의 사용을 전면 통제하고 나섰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앱 차단을 넘어, 데이터 주권을 핵심 안보 자산으로 규정한 시진핑 정부의 ‘총체적 국가안보관’이 AI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 기간망 뒤흔드는 ‘에이전트 AI’의 보안 아킬레스건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발동한 이번 금지령은 국유기업과 대형 금융기관의 사무용 기기 전반을 정조준했다.

특히 사무용 컴퓨터뿐 아니라 회사 네트워크에 연결된 개인 휴대전화까지 설치를 금지하고, 이미 설치된 앱은 보안 점검 후 삭제하도록 강제하는 등 이례적인 강수를 뒀다.

이는 과거 ‘클로봇(Clawdbot)’에서 이름을 바꾼 오픈클로가 사용자의 이메일을 정리하고 식당 예약과 항공권 체크인을 대행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과도한 자율성’이 국가 기밀 유출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에이전트 AI는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지만, 그 대가로 시스템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데이터 접근 권한을 요구한다. 보안 전문가들은 오픈클로가 아이메시지(iMessage) 접근권을 획득한 뒤 수백 건의 스팸을 발송한 사례를 들어, AI의 자율성이 ‘양날의 검’임을 경고해 왔다.

특히 지리 정보와 유전자 데이터 등 민감한 자산을 ‘만리방화벽’으로 관리해 온 중국입장에서, 외부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학습하는 AI 에이전트는 기존 보안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트로이 목마’와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알고리즘 심사·실명제 의무화… AI 길들이기 나선 베이징

이번 사태는 중국 내 AI 규제의 프레임워크가 완전히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최근 발표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의 지침에 따르면, 당국은 에이전트 AI 서비스 공급자에게 알고리즘의 국가 안보 영향 평가를 의무화하고 사용자 실명 등록제를 강제하고 있다.

이는 AI가 생성하는 콘텐츠에 대한 워터마크 표시 의무화와 더불어, 기술의 ‘블랙박스’ 영역을 정부가 직접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다.

현지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국가데이터국은 올해 안에 AI 에이전트와 관련된 30여 개의 국가 표준을 신설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AI가 시스템 설정에 접근할 때 부여하는 ‘최소 권한 원칙’과 비정상적 데이터 송수신 발생 시 세션을 즉시 차단하는 실시간 감시 체계가 포함된다.

기술의 자율성이 정부의 통제력을 앞지르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베이징의 계산이 깔려있다.

시장 가치 73조 원 ‘미니맥스’의 추락과 권력 재편


규제의 칼날은 시장을 즉각 얼어붙게 했다. 지난 두 달간 주가가 약 640% 폭등하며 시가총액 490억 달러(약 73조100억 원)를 돌파했던 AI 분야의 신성 ‘미니맥스(MiniMax)’는 이번 소식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는 중국 AI의 선두주자로 꼽히던 바이두(Baidu Inc.)의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수치였으나, 오픈클로 기반의 ‘맥스클로(MaxClaw)’가 정부 기관 퇴출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는 과거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을 겨냥했던 ‘빅테크 길들이기’의 2차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당국이 데이터 독점력을 가진 민간 기업의 영향력을 억제하고, 대신 정부 가이드라인을 완벽히 수용하는 ‘폐쇄형 국산 AI’ 생태계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금융과 에너지 등 핵심 인프라 분야에서 AI 에이전트의 위험성을 연일 부각하는 것도 이러한 여론 형성의 일환이다.

통제와 혁신의 기로… 글로벌 AI 보안 표준의 시사점


중국의 이번 조치는 기술 패권 경쟁 시대에 각국이 직면한 ‘혁신과 보안의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자율형 AI가 개인과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동력임은 분명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데이터 탈취 위험과 알고리즘 오작동에 대한 대비책 없이는 국가 안보가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다.

전문가들은 이번 오픈클로 금지령이 글로벌 AI 시장의 표준 경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안이 담보되지 않은 AI 기술은 결국 시장에서 퇴출당하거나 국가적 규제의 벽에 가로막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향후 글로벌 시장은 성능 경쟁을 넘어, 누가 더 안전하고 통제 가능한 AI 모델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