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5년간 데이터센터에 4434조 쏟는다"…전쟁·고금리 뚫고 회사채 시장 달군 빅테크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 245조·SK하이닉스 170조…증권가 전망치 연초 대비 두 배 껑충
전쟁·유가 100달러에도 빅테크 4사 자본 지출 6500억 달러 불변…회사채·사모 신용으로 '실탄' 조달, 사모 신용 시장은 균열, 반도체 수요 가속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 245조·SK하이닉스 170조…증권가 전망치 연초 대비 두 배 껑충
전쟁·유가 100달러에도 빅테크 4사 자본 지출 6500억 달러 불변…회사채·사모 신용으로 '실탄' 조달, 사모 신용 시장은 균열, 반도체 수요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무디스·뱅크오브아메리카(BofA)·골드만삭스의 최근 분석을 종합하면,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메타 4개사의 2026년 자본 지출 합산 규모는 6500억 달러(약 974조 원)로 전년 대비 60% 이상 늘었다. 그 자금 조달의 최전선에는 회사채 시장과 사모 신용(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이 동시에 서 있다.
아마존 채권에 주문 179조 원 쇄도…역대 최대 단일일 발행
헤럴드경제는 이달 13일 아마존의 회사채 발행을 보도하면서 "이날 하루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가 약 660억 달러(약 98조 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수석 채권 트레이더 마크 클레그는 FT에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발행하기 좋은 여건이 오래 지속되지 않고 있다"며 "주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로 발행 타이밍을 판단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이달 12일 보고서에서 향후 5년간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에 최소 3조 달러(약 4497조 원)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오라클·메타·코어위브 등 하이퍼스케일 기업 6곳만 올해 5000억 달러(약 749조 원)를 데이터센터에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디스의 존 메디나 수석부사장은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센터들이 부채 재융자 과정에서 자산유동화증권(ABS), 상업용저당증권(CMBS), 사모 신용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BofA 신용 전략팀은 "2026년 빅테크 5개사의 AI 자본 지출이 영업 현금흐름의 94%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순수 현금흐름만으로 AI 투자를 감당하는 한계에 근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메타가 블루아울(Blue Owl)·핌코(PIMCO) 등과 루이지애나 데이터센터 증설에 290억 달러(약 43조 원) 규모 금융 패키지를 구성한 사례처럼,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사모 신용이 보조 수단으로 쓰이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유가 64% 폭등이 흔든 사모 신용 시장
지난달 28일 공습 소식이 전해진 뒤 브렌트유는 배럴당 70달러에서 열흘 만에 115달러(약 17만 원) 이상으로 64% 치솟았다. 유럽 정크본드 지표 스프레드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블랙록의 260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 사모 신용 펀드 'HLEND'는 원금의 9.3%에 달하는 환매 요청을 받았으나 5%까지만 돌려주고 나머지는 이연했다. 피치는 사모 신용 차입 기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율이 이미 5.8%까지 올라왔으며, 소프트웨어 등 취약 분야가 흔들리면 최대 15%까지도 거론된다고 분석했다. 은행들이 사모 신용 펀드에 공급한 신용 한도는 9000억 달러(약 1349조 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전쟁이 길어질수록 전통 은행권으로의 전염 가능성을 감독 당국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분기 30조 두 번"…한국 메모리 업황, 사이클을 넘어섰다
빅테크 투자가 실제로 집행되고 있다는 가장 구체적인 증거는 한국 반도체 기업 실적에서 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 1000억 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30조 원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증권가가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 58%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6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1분기 메모리 가격이 전 분기 대비 80~9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PC용 D램 8기가바이트(GB) DDR4 가격은 올해 1분기 91% 급등이 예상되고, 서버용 64GB DDR5는 99%, 낸드플래시 1테라바이트(TB) 제품도 100% 상승이 각각 점쳐진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11일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81조 원에서 239조 원으로 높였다. 모건스탠리는 이달 초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499조 원)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며 연간 영업이익 245조 7000억 원을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이달 3일 범용 D램·낸드 가격 급등을 반영해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200조 4110억 원으로 올려잡았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는 더 가파르다. KB증권은 이달 13일 목표주가를 170만 원으로 제시하며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배 이상 뛸 것으로 분석했다. 키움증권은 같은 날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대비 260% 높인 170조 원으로 확정했고, 골드만삭스는 HBM과 일반 메모리 가격 상승 수혜를 들어 목표주가를 135만 원으로 상향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로 1000억 달러(약 149조 원)를 거론했다. 다만 그는 "1000억 달러의 손실이 될 수도 있다"며 AI 산업의 변동성을 함께 경고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1995년 인터넷 확산기 이후 30년 만에 도래한 메모리 호황의 최대 수혜주로 HBM, 고용량 서버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AI 메모리 모든 분야에서 독과점적 공급 지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반도체주 매도 시기를 판단하려면 빅테크의 AI 자본 지출이 줄어드는지를 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낙관과 경계가 맞서는 월가…분기점은 호르무즈
블룸버그가 집계한 60개 이상 기관의 투자 전망에서,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AI가 관세와 전통적 거시 변수를 계속 압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 자산운용은 "AI 혁신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단언했고, JP모건 리서치는 AI 슈퍼사이클이 S&P 500 연간 이익 성장률을 향후 2년간 13~15%로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경기침체 확률을 20%에서 45% 이상으로 높였다. 달라스 연방준비은행은 중동 충돌이 중간 강도로 지속되면 유가가 배럴당 81달러까지 오르고 올해 말 헤드라인 물가를 누적 1.3%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물가 압력이 더 빠르게 치솟는다고 경고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1분기 하루 425만 배럴 공급 초과를 예상했지만, 전쟁이 번지면 이 전망은 뒤집힌다고 단서를 달았다.
아마존 채권에 179조 원이 쇄도한 장면은 시장이 '전쟁 리스크'보다 'AI 인프라 수익성'에 더 크게 베팅하고 있음을 수치로 보여준다. 월가에서는 AI 자본 지출의 방향을 틀 최종 분기점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지속 여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를 꼽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