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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집 비운 사이 북극이 뚫렸다... 중·러 밀월이 한반도에 던지는 '빙하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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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집 비운 사이 북극이 뚫렸다... 중·러 밀월이 한반도에 던지는 '빙하의 공포'

미국의 전략 자산이 이란에 매몰된 틈을 타 북극해를 장악하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은밀한 동맹
사라진 미 해군 감시망과 북극항로를 둘러싼 새로운 냉전의 서막
그린란드 피투픽 우주기지(구 툴레 공군기지)에 설치된 탄도 미사일 조기 경보 시스템(BMEWS). 이 레이더는 러시아 대륙에서 발사되는 장거리 미사일을 감시하는 3대 핵심 시설 중 하나다. 사진=스타 앤 스트라이프스이미지 확대보기
그린란드 피투픽 우주기지(구 툴레 공군기지)에 설치된 탄도 미사일 조기 경보 시스템(BMEWS). 이 레이더는 러시아 대륙에서 발사되는 장거리 미사일을 감시하는 3대 핵심 시설 중 하나다. 사진=스타 앤 스트라이프스
미국의 모든 시선과 군사 자산이 '이란'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매몰된 사이, 지구 정반대편 북극권에서 심상치 않은 '안보 진공 상태'가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가 호르무즈 해협의 전황에 집중하는 동안,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이 자리를 비운 북극을 자신들의 '내해'로 만들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적 긴장 고조를 넘어 지난 수십 년간 유지되어 온 글로벌 안보 균형이 근본적으로 무너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3월 20일 전한 바에 의하면, 이란 전쟁은 미국의 북극 감시망과 타격 자산에 치명적인 공백을 야기했다. 미 해군과 공군 전력이 중동으로 차출되면서 북극권 수호의 핵심이었던 '전략적 인내'는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이 틈을 타 러시아는 북극해 연안의 군사 기지를 재가동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빙상 실크로드' 완성의 결정적 기회로 보고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

얼음 밑에서 완성되는 중·러의 군사 동맹


북극해는 미국 본토를 가장 짧은 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잠수함의 요충지다. 러시아의 쇄빙선 기술과 중국의 자본이 결합하면서 미국이 손을 놓은 사이 북극이 서방 세계를 위협하는 거대한 '군사 요새'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북극권 국가'를 자처하며 러시아와의 공동 순찰을 정례화하는 현상은 패권의 추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너지와 물류의 새로운 패권 전쟁터

북극은 단순한 요충지를 넘어 인류 최후의 자원 보고다. 기후 변화로 얼음이 녹으며 열린 북극항로는 '수에즈 운하를 대체할 수 있는 꿈의 항로'로 불린다. 중·러 연합군이 이 항로의 통제권을 쥐게 된다면, 한국과 같은 무역 국가들은 중동과 북극해라는 '양대 동맥' 모두에서 강대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안보 공백이 경제적 종속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다.

미국 없는 세상에 대비하는 북유럽의 공포


전통적으로 미국의 보호막 아래 있던 북유럽 국가들은 이제 스스로 무장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의 전력 공백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퇴행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들 국가는 나토를 넘어선 '독자적인 방위 협력 체제'를 서두르고 있다. 북극의 진공 상태는 유럽 전역에 '안보 자강론'을 확산시키고 있으며 이는 미 주도 질서의 해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반도 안보 지형에 던지는 차가운 경고


북극에서 일어나는 중·러의 밀월은 한반도에도 직격탄이다. 러시아가 북극 항로의 대가로 중국에 '첨단 군사 기술'을 공유하거나 북한을 이 연대에 끌어들일 경우 동북아의 세력 균형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린다. 미국의 시선이 중동에 묶여 있는 한 북극발 한파는 한반도 안보 지형을 얼려버릴 수 있는 실질적 위협이다. 우리는 이제 얼어붙은 북쪽 바다 너머에서 들려오는 '균열음'에 주목해야 한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ed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