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전력 수요 175% 폭증 전망…발표된 프로젝트 절반, 착공도 못 한다
고체변압기·장주기 배터리, AI 시대 '진짜 수혜주'로 급부상
고체변압기·장주기 배터리, AI 시대 '진짜 수혜주'로 급부상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테크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전력 확보 실패로 인해 현재 발표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최대 50%가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구글·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직접 발전소를 짓고 에너지 스타트업 투자에 뛰어드는 이유도 바로 이 '에너지 병목'을 돌파하기 위해서다.
발표는 190GW, 착공은 5GW…허공의 AI 인프라
AI 산업의 핵심 기반인 데이터센터 건설이 전력 수급 장벽 앞에서 속도를 잃고 있다. 기후 기술 분석 기관 사이트라인 클라이메이트(Sightline Climate)가 추적하는 190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가운데 실제 착공에 들어간 물량은 5GW에 그쳤다. 지난해 실제 가동을 시작한 시설도 6GW 수준이었으며, 2025년 한 해 동안 예정 일정보다 사업이 지연된 비중은 36%에 달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AI 전용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현재보다 175%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망(Grid) 공급 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기 요금은 치솟고 있으며, 그 비용 부담은 결국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아마존·구글·오라클 등 대형 클라우드 기업(하이퍼스케일러)들은 기존 전력망 의존도를 낮추는 자체 발전 방식이나 복합형 에너지 모델로 눈을 돌리고 있다.
140년 변압기의 한계…실리콘 기반 '고체변압기' 스타트업 급부상
전력 공급량만큼이나 심각한 문제는 노후 전력 설비다.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변압기는 140년 전 발명된 철심·구리선 기반 기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서버 랙의 전력 밀도가 메가와트(MW) 수준에 육박하면서, 이를 감당할 전력 설비가 서버 자체보다 두 배 이상의 공간을 잡아먹는 비효율이 현장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이 구조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암페어샌드(Amperesand), DG 매트릭스(DG Matrix) 등 실리콘 기반 전력 전자 기술을 활용한 '고체변압기(SST·Solid State Transformer)'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기존 제품보다 단가가 높지만 크기가 작고 제어 능력이 뛰어나 데이터센터 내부 공간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폼 에너지(Form Energy)가 개발 중인 '100시간 연속 방전 철-공기 배터리' 등 장주기 에너지 저장 장치(ESS)도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2030년 데이터센터 시장 7조 달러…미·중·인 전력 확보 쟁탈전
데이터 분석 전문 매체 트레이드 브레인스(Trade Brains)가 21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설비 용량은 현재 122GW에서 2030년 200GW까지 연평균 14%씩 확장될 전망이다. 향후 5년간 누적 투자 규모는 최대 7조 달러(약 1경 545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들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의 '시타델(The Citadel)'은 650MW 규모의 전력 공급 능력을 갖췄으며, 중국 내몽골의 차이나텔레콤 정보 단지도 150MW급 설비를 운용 중이다. 인도 역시 정부 디지털화 정책에 힘입어 뭄바이와 하이데라바드를 거점으로 대형 시설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미래 AI 인프라 경쟁의 승패는 결국 누가 더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을 대규모로 확보하느냐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전력기기 업계, 수주 잔액 15조 돌파…'슈퍼사이클' 최전선에
국내 전력기기 업계는 북미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촉발한 '슈퍼사이클'을 맞아 사상 최대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효성중공업 등 주요 3사의 미이행 수주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조 원을 돌파하며 사실상 3~4년 치 일감을 선확보한 상태다.
특히 교체 주기에 다다른 미국 노후 전력망 수요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이 맞물리면서 초고압 변압기 수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 고효율 고체변압기(SST)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며 글로벌시장 점유율 확대 의지를 밝혔다.
전력 설비·에너지 솔루션, AI 시대의 '실질 수혜주'
이번 글로벌 전력 인프라 위기가 한국 산업에 던지는 함의는 분명하다. AI 산업의 화두가 '모델의 성능'에서 '인프라의 지속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가장 영리한 AI 투자는 AI 자체가 아니라 에너지 기술 분야에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AI 모델 개발 경쟁이 심화할수록 역설적으로 전력 기기와 에너지 솔루션 기업의 가치가 더 빠르게 올라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고효율 고체변압기(SST)와 AI 기반 전력 관리 소프트웨어, 장주기 배터리 기술은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향후 수조 달러 규모의 AI 투자를 뒷받침할 에너지 인프라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화려한 투자 발표는 공허한 숫자에 머물 수 있다. 우리 기업들도 반도체·AI 모델 개발을 넘어 '에너지 인프라 전쟁'에 더 정교한 전략을 세울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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